오삼표 시인 시집 '그리움의 빛깔' 가족-여가-자연 주제 심경 투영해내

오삼표 시인의 ‘그리움의 빛깔’(신아출판사)이 출간됐다.

시인은 국어교사로 재직할 당시부터 품어온 시심(詩心)을 퇴직 후 작은 시집에 옮겨 담았다.

그의 시는 따뜻하고 정감 있는 온도를 가지고 있다.

소박하고 욕심 없이 살아온 청렴한 마음 덕분이기도 하겠거니와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시각이 이번 시집에 온전히 녹아든 것. 1장 ‘나비처럼’을 비롯해 2부 ‘그리움’, 3부 ‘허수아비의 꿈’, 4부 ‘기다림’까지 총 95편의 시는 시인의 삶의 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로 꾸려졌다.

시인이 노래하는 이야기는 가족과 여가, 그리고 천혜의 자연이다.

퇴직 전부터 즐겨 했던 낚시는 시에 단골로 등장하는 배경이다.

낚시터에 버려진 빈 소주병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았다.

옆으로 누워 울고 있는 소주병에 무슨 사연이 있겠냐 하겠지만 시인은 사물에 대한 따뜻한 심경을 투영해 다시금 살려낸다.

‘가난한 집 문 열고 들어와 꽃이 되었다’고 표현한 며느리들에 대한 애정도 이번 시집에서 만날 수 있다.

시인은 ‘새아가’란 시에 대해 “며느리가 둘이나 있지만 어느 누구 하나 예쁘지 않는 아이가 없다”며 “이 시는 특히 큰 며느리가 시집 왔을 때 쓴 시로 이번 시집과 함께 처음으로 선물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십 년 간 옆을 지키며 시인의 삶을 지탱해 준 아내에 대한 시는 뭉클하게 다가온다.

특히 자식과 신랑을 위해 밥상 머리에서도 가장 천대 받는 조기대가리를 맛있게 먹는 아내의 주름진 미소를 그린 ‘조기 대가리’는 시인이 아내에 대해 어떤 마음인지를 알 수 있는 시다.

‘아직도 식구들 먹다 남은 것을/ 한 끼 식사로 배를 채우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손가락까지 빨며/ 입맛 다시는 골 패인 당신의 얼굴/ 민망하고 안타까워 고개를 돌렸소만// 여보, 당신은 언제까지/ 식구들의 맨 뒷줄에서 그렇게/ 식구들의 밥이 되어 살아갈 건가요’ –시 ‘조기 대가리’ 中 시인은 이번 시집 출간에 대해 “정식으로 등단도 하지 않은, 시인도 아닌 내가 늘 가슴에 담겨있던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늘그막에 더듬거리며 써낸 것에 감사할 뿐이다”며 “다시금 시를 쓰는 마음가짐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삼표 시인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3년부터 교편 생활을 시작했다.

교육연구사 및 중등 교감을 거쳐 무풍중.고등학교 교장, 부안고등학교 교장, 전라고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고 퇴직했다.

시집으로는 ‘그리움의 빛깔’이 있다.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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