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왕궁리에서
최승범
1. 오층석탑
대 위에서 경건히
푸른 하늘 받들어 온
백제 왕궁의
5층 석탑이여
오늘도
덩실히 진좌한
아금박진
탑이여
먹고 사는 일에
정신이 팔려
조상의 옛일도
잊고 살았단 말인가
탑앞에
두 손 모으며
옷깃을
여미네
2. 남녀 석불
마주 바라 서있는
동고도리 석불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들녘 바람이 치나
사시절
밤이나 낮이나
일편단심
이라네
창평(昌平) 지실(芝谷)
정 송강(1536-1593)은
이별 뉘 없는
세상살이 부럽다고
이 석불
바라 지날 때면
시조 한 수
읊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