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관순 에너지관리공단 전북지사장

지난 7월 9일 JTBC 인기예능이자 시사프로그램인 ‘썰전’에서 ‘여름철 전기요금 인하’ 등 이슈에 대해 방영이 되었다.

방영된 내용은 ‘전기요금인하가 과연 서민층에게 혜택이 돌아가는지’를 시작으로 저렴한 전기요금의 문제점에 대한 패널간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무엇보다도 최근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분석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철희 소장이 전력소비의 가장 큰 문제로 ‘전력화(電力化)’ 현상과 ‘전기생산에 투입되는 값비싼 비용’에 대한 언급은 ‘과연 이철희 소장이다’ 할 정도로 현실을 정확히 꼬집는 분석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언급된 전력화(全力化) 현상이란 사전적의미로 ‘전력을 이용하게 되거나 이용하게 함’의 의미로 기존의 석유, 석탄의 화석연료에서 전기에너지로 에너지소비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이런 전력화 현상의 원인은 우리나라의 저렴한 전기요금체제와 함께 전기에너지가 화석에너지 보다 더 높은 안전성, 사용의 편리성과 나아가 최근 삶의 질 향상으로 인한 새로운 가전제품의 등장, 가전제품의 대형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계로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전력소비는 매우 높다.

우리나라의 GDP가 14위인데 반해 전력소비는 세계 8위로 이는 대한민국 석유소비가 세계 9위라는 점을 참고해 보면 전력소비가 예상외로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종에너지소비는 석유가 4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전력이 19.2%로 그 다음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00~’14년 동안 최종에너지 소비가 연평균 2.6% 증가하면서 석유는 0.7%가 증가한 반면 전력은 5.0%라는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었다.

1990년에 전력이 최종에너지소비의 1.3%를 차지했다면 2014년에는 10.8%를 차지할 만큼 엄청난 소비량 증가가 나타난 것이다.

이런 전력화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전기에너지를 생산 하는데 드는 비용을 생각해 본다면 전력화 현상은 ‘사회 전체적으로 에너지의 비효율적 사용’을 의미한다.

먼저, 초․중․고 시절 기초 과학교과과정에서 배우는 ‘에너지의 전환과 손실’의 개념으로 먼저 파악해 본다면 전기에너지 생산은 에너지의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

전기에너지 생산을 위해 화석연료가 열에너지로 변환 된 후 이를 터빈의 역학에너지로, 이후 다시 전기로 변환하는 3차에 걸치는 에너지 전환으로 우리가 사용할 수 없는 무질서한 ‘엔트로피 에너지’인 각종 열 등 외부로 순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전기생산을 위해 기존 화석에너지를 100% 투입할 경우 최종 전기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율은 38%에 불과할 정도로 전기에너지는 ‘값 비싼(Premium)’ 에너지이다.

뿐만 아니라 원전 등 비교적 생산비용이 저렴하다고 생각되는 전력공급 방식도 원전 건설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과 더불어 향후 원전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문제는 우리 사회에 심각한 갈등 비용을 초래한다.

또한 밀양 송전탑과 같이 송․배전 등 전력인프라 구축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심지어 위험 시설에 대한 ‘님비(NIMBY)’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본다면 과연 원전과 같은 전력생산비용도 저렴하다고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우리 생활에 아주 편리한 전기에너지가 생산되는 모든 과정을 돌이켜 본다면 그 편리함 뒤에 숨겨진 엄청난 낭비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부분의 온실가스 배출이 87.2%에 이르는 상황에서 전기에너지가 우리 기후변화에도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전력에 의존하는 생활 및 생산방식으로 초래된 전력화 현상은 원자력발전과 같은 발전시설 증설, 전기 송․배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비용, 나아가 이를 둘러싼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말 그대로 ‘사회의 악순환(Vicious Circle)’, ‘사회비용(Social Cost)’를 초래하게 하는 등 값 비싼(Premium) 에너지에 의존하는 고비용․저효율 사회라는 아이러니(Irony)한 현상이 초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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