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봉헌 변호사

여전히 친일청산의 과제를 남겨둔 채  광복 70주년이 지나갔다.

광복 80주년에는 진정한 광복을 축하할 수 있을까? 때 마침 광복절인 15일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은 비록 픽션이지만 뜻 깊은 감동을 우리들에게 선사하였다.

1933년 조국이 사라진 시대에 한국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 전문가 황덕삼이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을 암살하고, 덤으로 변절자 친일파 염석진까지 처단한 스토리는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줌과 동시에 미완의 과제에 대한 긴 여운을 남겼다.

영화 “암살”의 감독 최동훈도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슴으로 뭔가 진한 감동을 느꼈던 것 같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중국에 있는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답사하면서 프랑스의 항독 레지스탕스는 길어야 3년이었지만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가 36년이 넘는데 독립운동가들은 그 긴 기간을 어떻게 견디었을까 생각하면 아득한 심정이 들었다”고 토로하였다.

사실 그렇다.

한 세대가 넘는 기간을 희망을 잃지 않고 줄기차게 일제와 목숨을 걸고 싸웠던 역사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의 장개석은 윤봉길 의사 의거 하나만으로도 당시 중국인 어느 누구도 못한 일을 했다고 감격했었다.

그런데 광복된 지 70년이 지났지만 이 나라에서는 친일파의 후손들이  아직도 이 사회의 요직을 차지하고 주류로서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그에 반하여 오늘 날의 이 나라를 있게 한 영웅들의 후손인 독립운동가 후예들의 다수는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소외와 가난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또, 이웃나라들에도  낯을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진정한 광복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이다.

우리는 지난 70년 동안 많은 것을 이루었다.

나라의 위신이 높아져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해외관광객은 일본의 2배가 넘고, 삼성전자는 일본의 소니를 넘어섰으며, 정치· 사회적 민주화의 수준은 아시아에서는 가장 높다.

단제 신채호는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

이제는 이러한 국력을 바탕으로 1만4천명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교육비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한국사회의 주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친일파의 후손들이 아니라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이 나라의 주류가 되어야 한다.

그게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국가의 품격을 드높이는 일이고, 우리의 미래를 확실하게 반석에 올려놓는 일이다.

해방 직후 반민특위 활동이 이승만 정권에 의하여 강제로 중단되었고, 7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처벌은 사실상 불가능 하지만 친일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확실히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미래 세대에는 다른 민족과 결탁하여 민족을 배반하는 자가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친일 재산 조사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0년 7월 활동을 마감하기까지 만 4년간 약 1천 300만㎡ (여의도 1.5배 규모)를 환수하는 성과를 올리고 자진 해산했다.

그러나 실제 보유했던 재산에 비해 환수규모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다.

대표적으로 이완용의 1천 573만㎡ 토지 중 1만 928㎡만이 국가 귀속 되었다.

친일 재산 조사⦁자문⦁환수를 지속하는 상설 기구를 설치하여 진정한 광복을 이루어야 한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는 독립운동가 후손이 국회의원과 대통령으로 당선되기를 바란다.

그 국회의원들과 대통령들이 그 역사적 과제를 해결하는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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