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걸 (재)전주문화재단

문화예술 현장은 늘 꿈꾼다.

여느 직장과 같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삶을 책임지기 원한다.

그러나 그 길은 매우 묘연해 보인다.

안개 속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어두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청춘을 바쳐 뜨거운 활동을 전개하지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가 되면 어두움이 드리운 미래를 극복하기 어렵게 된다.

현장은 생존을 위해 오늘도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 내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절벽의 끝에 몰려 지속과 전향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는다.

무지하게 아픈 일이다.

20년 넘게 현장에 있으며 미래절벽 앞에서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같은 시간을 사는 대부분의 동료와 선배, 후배도 그러했을 일이다.

그러한 사실은 굳이 예술현장에 있는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최근에는 예술창작활동에 종잣돈 역할을 하고 있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의 고갈 소식도 들려온다.

생활여건뿐만 아니라 최소의 창작활동 여건도 붕괴될 조짐이 보인다.

그런데 현장은 술자리에서 깊은 숨을 내쉬며 아쉬워 할 뿐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예술분야의 붕괴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로 문화도시 전주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여기에 더해 매년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 예술인들은 기회조차 찾지 못해 다른 생업의 현장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미래절벽과 문화절벽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미래절벽과 문화절벽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머리를 맞대고 지난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개별적인 대응은 한계가 있으며 대안 도출도 쉽지 않을 것이다.

유연하거나 느슨한 조직형태의 논의가 아닌 무언가 탄탄하게 구축된 조직의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필요하다면 생존을 위한 투자도 진행해야 한다.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전주문화주식회사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십시일반해서 문화자본을 만들고 투자한 만큼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다.

저급하지만 투자자는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두게 되며 사업의 지속과 이익창출에 매진하게 된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조직의 끈을 탄탄하게 만들고 스스로 생존의 여건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뜬금없지만 한 회사에서 화가와 거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작품의 이미지를 활용해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데 사용료 지불과 관련해 사업자등록증이 없어 곤란했다고 한다.

또 대부분의 공공지원금 또한 사업자등록증, 고유번호증 등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 등을 전주문화주식회사에서 기술적으로 해결해 보는 것이다.

또 스스로가 투자한 문화 종잣돈을 만들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공동대응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고용보험에서 지원하는 직원 재교육 시장이 최소 2조 4천억원에서 최대 5조원에 가깝다고 한다.

그리고 기업경영에 예술을 접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문화예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역량을 사업으로 접목해 보는 것이다.

전주문화주식회사가 이렇게 시장을 열고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문화예술소비를 강화해 구성원들의 콘텐츠와 역량을 유통하고 이익이 발생하면 분배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지원하고 우리의 역량과 콘텐츠를 우리가 팔아보는 것이다.

그렇게 문화 종잣돈을 만들어 미래절벽과 문화절벽의 끝에서 탈출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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