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이 16일 중앙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현역 의원 물갈이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전북의 현역 의원들은 당 후보 경선에 이어 호남을 주축으로 하는 신당과의 본선도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20대 총선거 여의도행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표는 중앙위에서 혁신안이 의결된 이후 정치신인들에게 기회를 주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역 의원들은 평가지수에서 하위 20%에 포함될 경우 공천 경쟁에서 원천 탈락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위원회 의결 이후 발생할 당 분열을 의식한 듯, (가칭)당 통합추진기구 설치를 주장했고 중앙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험난한 공천 경쟁, 현역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재신임을 승부수로 내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중앙위원회 의결 이전부터 당연시돼 왔던 것이지만 이에 따라 문재인 지도부는 더욱 강력하게 혁신공천을 시도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혁신안 통과에 따라 전북 현역 의원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공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게 됐다.

하위 20%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은 물론 결선투표제 도입 등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더욱이 정치신인에게 10%의 가산점은 물론 여성, 청년, 장애인에게 10%~25%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은 그 만큼 어려운 경쟁을 거쳐야 한다.

이처럼 현역 의원들에게 ‘불리’하다는 공천방식을 담고 있다는 평가가 많아, 현역들이 집단으로 ‘결단’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혁신안 통과와 함께 당 안팎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혁신안에 반대하면 반(反)혁신인사로 꼽힐 수 있어 드러내놓고 반대하지 않지만, 내심으로는 불만을 가진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 안철수 의원의 경우에는 중앙위에 아예 불참했다.
 

△비노-비주류 강한 반발, 새정치연합 앞날도 험난

현역 의원들의 20대 국회의원 총선 가도가 험난한 것처럼 새정치연합의 앞날도 그다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날 중앙위원회에서 거수투표를 통해 혁신안을 의결했지만 당내 비노-비주류의 반발이 만만찮은 실정이다.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 황주홍 전남도당 위원장, 김두관 전 경남지사, 김영환  노웅래  문병호  최원식  최재천 신학용  정성호 의원 등은 중앙위 의결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유 위원장 등은 “오늘 중앙위에서 의결된 혁신안은 절차적 하자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도 혁신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규정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고위원회의 적법한 의결절차가 무시됐고 △이번 중앙위원회 안건은 사실상 대표의 재신임 문제와 직결된 인사 안건임에도 무기명 투표가 아닌 공개투표를 밀어붙였고 △많은 중앙위원들이 퇴장했음에도 불구, 표결 성립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건 통과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기류는 결국 혁신안 통과 이후 친노-주류와 비노-비주류의 갈등 구도를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어, 당 차원의 특단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분당과 신당 창당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