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일 전북도의원

전북도민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친숙하지만은 않은 이름이 바로‘새만금’일 것이다.

새만금은 전국 최대의 곡창지대인 만경평야와 김제평야가 합쳐져 새로운 땅이 생긴다는 뜻으로, 만경평야의 만(萬)자와 김제평야의 금(金)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뜻만 놓고 보자면 ‘풍요로운 기회의 땅’정도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이 풍요로운 땅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물줄기라고 할 수 있는데 만경강과 동진강이 그것이다.

이 두 강은 전라북도의 땅에서 만들어지고 전북의 주요 지역들을 두루 거쳐 결국 새만금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만경강은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에서, 동진강은 정읍시 산외면에서 각각 발원하여 완주~전주~익산~군산, 정읍~부안~김제를 두루 거쳐 새만금호에 도달한다.

새만금은 그야말로 전북 14개 시‧군의 비옥한 땅과 맑은 물줄기를 한 곳으로 모으고 모아서 만든 전북만이 가진 귀중한 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만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보는 데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개발사업에 대한 회고와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한 숙고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되새겨보고자 함이었다.

  지금 새만금은 간척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내수면용지개발을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현재 계획부지의 55%가 노출된 상태이며 오는 2020년이면 부지를 조성하는 작업이 최종적으로 완료된다고 한다.

만약 계획대로만 된다면 그동안 지루하고 막연하기만 했던 새만금 개발사업에 대한 도민들의 불신을 무색하게 할 만큼 내부용지개발, 목표수질개선, 민자유치 등의 산재한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동시에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하게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그동안 새만금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다.

1991년 첫 삽을 뜬 이후 방조제를 만드는 데만 19년의 세월이 보냈다.

그 사이 한국은 무려 6번의 정권교체가 있었다.

정권교체 때마다 매번 전북민심을 잡기위한 정치적 도구로 새만금을 내세우면서 도민들에게 부푼 꿈만 심어놓고서 결국 남는 것은 외면뿐이었다.

  새만금은 엄연한 국책사업이다.

그것도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꿀 만큼의 엄청난 규모로 새로운 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더 이상 정치권의 술수에 좌지우지하지 말고 확고한 중심을 잡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물론 가장 우선은 국비의 안정적인 확보다.

내부용지개발이 완료되기 전에 새만금의 도로, 항만, 철도, 공항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는데 정부예산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입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기반시설 조기완공이 바로 민자유치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만금 개발사업은 개발계획만 있을 뿐 이에 대한 재정투자계획이 전무한 상태로 매년 예산수립 때마다 전북도는 물론 전북 정치권이 함께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니 늘 예산이 개발계획을 따라오지 못해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것이 무의미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새만금 관련 제도적 여건 개선과 대내외적 환경이 과거에 비해서는 호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년 2월 시행될 「새만금특별법」개정안에 대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구체적인 동력요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예산을 비롯해 부처 간 분산된 업무를 통합적으로 추진할 국무총리실 산하 새만금추진단 설치와 기업유치와 민간 개발사업 시행자를 참여시킬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내용으로 볼 때 내년부터는 사업에 상당한 속도감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그리고 내년이 새만금 개발사업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중국의 공안집에 줄탁동기(啐啄同機)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는 물론이고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같이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정부와 전라북도가 서로 협력하고 서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쓸 새로운 도시가 탄생할 수 없으리라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전라북도의회 이성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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