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유산 등재 의미 점검하며 농악 공동체성-전승성 가치 강조 '농악' 입장에서 대안 모색 필요

▲ 28일 전주전통문화연수원에서 전북도립국악원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농악이 유지, 전승되기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관심과 애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젊은 현장 활동가들이자 연주자들이 활발한 활동을 통해 국내외 무형문화유산 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의견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28일 전주전통문화연수원에서 열린 전북도립국악원 학술세미나 ‘농악의 인류무형유산 등재와 전북농악’에서 함한희 전북대무형문화연구소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농악의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지니는 의미를 전북농악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소장은 “농악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는 농악이 살아있는 공동체의 문화이며 공동체가 자신의 문화로 인식하고 있다는 뚜렷한 정체성, 인류문화의 창조성과 다양성에 기여한다는 점, 국가 내에 존재하는 여러 농악팀이 협동해서 등재를 신청한 점이 돋보였기 때문이다”며 “농악의 공동체성과 전승성이야 말로 우리가 지켜가야 할 가치다”고 말했다.

특히 전북농악의 경우 이리농악, 임실필봉농악, 김제농악, 정읍농악, 고창농악, 남원농악, 부안농악을 포함한 총 7곳의 농악보존회가 등재돼 전체의 4분에 1에 해당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전북농악의 위치가 한국농악사의 위치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긍정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북농악이 차지하고 있는 역사적.문화적 위치의 중요성을 꾸준히 밝히고 연구해야만 노령화 되어가는 전북농악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라북도 풍물굿의 일종이기도 한 기명기 고찰’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박흥주 목포대 교수는 전북에 현존하는 풍물굿을 나누는 두 가지 기준인 우도굿과 좌도굿을 대상으로 전북농악형태의 다양성에 대해 언급했다.

박 교수는 “호남에는 좌.우도굿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영광-무장-장성을 권역으로 한 영무장농악과 전남 해안가와 섬지방에서 지금도 이어져오고 있는 군고(軍鼓) 역시 연구할 가치가 있다”며 호남농악의 역사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악과 병용되는 ‘굿’에 대한 단어 사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우도농악이나 좌도농악이 아니라 우도굿과 좌도굿이란 명칭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굿이란 말에 합당한 내용과 가치창출을 끊임없이 시도하려는 노력이 타당한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며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북의 풍물굿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그 예로 기명기라는 풍물굿을 제시하며 기명기가 풍물굿의 내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굿으로서의 정체성이 확연한가의 여부 등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지역 농악전승의 역사’를 발표한 김정헌 남원시국악연수원 연구원은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농악인들이 무형문화재 제도를 활용한 전수관 농악이라는 존재방식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전북지역의 농악은 인멸되고 말았을 것이다”며 “굿쟁이 개인의 생존이 아니라 전체 농악의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오늘의 문제를 바라보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을 찾는 것이 오늘날 전북지역 농악인들에게 던져진 시대적 화두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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