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향교는 아름답다.

특히 가을날 찾는 향교의 아름다움은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다.

사계절 모두 각기 매력을 담고 있는 전주향교지만 풍경의 묘미를 아는 여행객들에게 가을 향교는 성지(聖地)와도 같다.

찬바람이 본격적으로 불어오는 11월에 들어서면 푸르렀던 은행나무잎들은 서둘러 노란 코트로 갈아입는다.

향교에 있는 은행나무의 수령은 대충 따져봐도 수 백 년을 헤아린다.

입구에 들어서면 양 쪽에 보이는 암수 은행나무는 조선의 흥망성쇠를 지켜봤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명륜당 앞 은행나무는 사람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나무다.

명륜당의 세 배는 됨직한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이 은행나무는 가을이 되면 영롱한 노란빛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엄청난 크기에 걸맞게 엄청난 양의 낙엽들은 대지를 덮는다.

가을날 내리는 노란 눈인 셈이다.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이라면 이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다.

가을날 해질녘에 이곳을 찾는다면 수 많은 사람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에 깜짝 놀랄 지도 모른다.

한옥마을 속 그림 같은 풍경을 찾는다면 11월, 전주향교를 방문하자. 그리고 노란 빛에 취해보자.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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