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독특한 작업을 통해 존재감을 나타내는 작가가 첫 개인전을 들고 나왔다.

서양화가 김지현(32)의 첫 번째 개인전 ‘오만과 편견과 좀비’展이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강렬한 색채에 처음 놀랐다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재료들이 빚어내는 초현실적인 분위기에 다시 한번 놀랄 각오를 해야 한다.

언뜻 보면 조잡하면서도 시끄러운 분위기가 감돌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들을 조각조각 엮다 보면 작가가 전하고자 한 핵심이 떠오르는 듯 하다.

Appropriation(전유=참조성의 작업)이라는 작품형태로 유화와 꼴라쥬를 혼용, 소비시대의 이미지들 속에서 필요한 것만을 차용해 작가 개인이 현실에서 느끼는 실존의 문제나 사회적 문제를 투영해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흔치 않은 기법을 선보인다.

유화가 가진 입체성에 상업 인쇄물을 찢어 붙임으로써 공간에 대한 경계를 무너뜨렸다.

무엇보다도 고전예술이라는 틀 안에 하위문화를 끌어들였다는 게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작가는 “미술이 가지는 고급문화의 영역과 젊은 세대가 즐기는 B급 정서 사이의 갈등을 다뤄보고 싶었다”며 “내가 추구하는 전유참조성의 작업 역시 세상을 향한 해학과 비꼬기를 다루는 만큼 작품에도 그러한 생각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은 다음달 2일까지 만날 수 있다.

/홍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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