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음악같이건축을 음악같이 ‘화가가 쇼팽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린 작품을, 다시 쇼팽을 들으며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최근 신문의 문화면에 ‘음악을 그림으로’라든지, ‘그림을 음악으로’라는 제목 아래 쓰여 있는 가사 중 한 문장이다.

화음(畵) 챔버오케스트라는 6년 전부터 ‘미술과 음악을 결혼’시키는 화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술관에 걸린 그림을 작곡가에게 보여주고 작곡을 의뢰한 다음, 그 작품이 있는 미술관에서 청춘을 상대로 연주를 해오고 있다.

금년의 경우, 작곡가 임지선은 이두식 화백의 작품 Festival을 보고 그날이란 작품을 만들었고, 작곡가 김성기는 화가 박희숙의 작품 A tempo를 보고 상념이란 곡을 만들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연주하였다.

“100년 전 죽은 거장들의 레파토리만 반복할 수 없다. 창작음악과 관객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는 것이 박상연대표의 지론이다.

그런가 하면 동다송(東茶頌)으로 유명한 화가 백순실은 같은 시기부터,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바, 금녀에는 파주 헤이리의 윌리엄 모리스홀에서 그는 ‘음악의 찬미’라는 주제로 80여명의 작곡가를 같은 수의 그림으로 이미지화했는데,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이나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 등 낯익은 음악을 소재로 판화나 우화를 내놓고 있다.

음악은 김영호 등이 쇼팽,바흐, 생상스, 슈베르트를 연주한다.

이렇듯 음악을 미술로, 미술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은 예술이라는 큰 범주에서 서로 다르게 표현된 것을 다시 한번 뒤바꿔 봄으로써 예술간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대단히 바람직한 것이며, 초등학교의 경우 3년 전부터 교육하고 있다.

그렇다면 건축과 음악의 관계는 어떠한가. ‘건축은 그림이나 음악의 감각을 배우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한 필립 존슨의 말이 아니더라도 음악과 건축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문호 괴테는 ‘건축은 얼어붙은 음악’이라 했고, 후대의 누군가는 ‘음악이란 움직이는 건축’이라 하였다.

스페인의 전설적 기타리스트인 타레가는 제자인 콘차 부인에게 연정을 가졌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알함브라 궁전으로 여행하여 마음의 평정을 찾는다.

그는 이슬람건축의 정수인 아름답고 기품 있는 궁전을 돌아보고, 불후의 명작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작곡하였다.

세 살 때 실명한 맹인 작곡가 로드리고는 18세기 스페인 부르봉왕가의 여름 별궁인 아랑훼즈의 아름다움을 마음의 눈으로 보고, 기타를 클래식 반열에 오르게 한 명곡‘기타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랑훼즈 협주곡’을 작곡하였다.

이렇게 건축과 음악은 서로 상승작용을 하며 그 명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우리의 건축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음악과 함께 갈 수 있는지 돌아볼 때이다.

/김남중 라인건축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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