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타지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작가가 전주 구 시가지에 머물며 바라본 집 앞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았다.

우진문화공간에서 내달 2일까지 진행되는 박정경의 첫 번째 개인전 ‘drawing , 시간들’에서는 전주의 골목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구 시가지의 낮과 밤이 놀랄 정도로 다르다고 설명한다.

조용하기만 하던 구 시가지가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다가, 어둠이 내리면 사람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갑고 어둡다는 것.

그런 낯선 느낌에 흥미를 느낀 작가는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작업실, 항상 지나다니는 골목길, 자주 가는 카페 등을 자세히 관찰했고, 이들 장소들이 평범함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아주 낯설고 새롭게 느껴질 때가 있음을 발견했다.

작가는 이러한 느낌이 자신이 감정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에 결론을 내리고 자신의 감정을 대입해 작품을 그려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느꼈던 ‘센치함’, ‘멜랑꼴리’ 감정을 엿볼 수 있다.

박 작가는 “이렇게 감정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순간이 매번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며 “그래서 감정의 끈을 놓지 않고 그려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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