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층석탑 해체 수리과정서 나온 금동불감-금동불 7점 보물 지정 미륵산 중심으로 미륵사와 반대위치 매년 공연장서 산사음악회 진행 양심 이용료 받는 '구달나' 카페

이름 그대로다.

익산 심곡사는 골짜기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사찰이다.

요즘에야 길이 좋아졌으니 사찰 가까이까지 차량접근이 가능하지만, 예전엔 상황이 다르다.

험한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곳, 심곡사다.

최근 심곡사는 반가운 소식을 도민들에게 전했다.

지난 2012년 칠층석탑을 해체 수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금동불감과 금동불 7점이 보물로 지정된 것이다.

이 보물들은 고려말 중국 라마불교 양식을 수용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불교 양식의 전래와 수용과정을 살필 수 있고 출토지가 분명한 점 그리고 불감과 불상이 온전하게 나온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심곡사는 통일신라 문성왕 때 무염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유물이나 유적은 없는 상태다.

재미있는 것은 미륵산을 중심에 놓고 백제를 상징하는 미륵사와 반대방향에 위치한 점이다.

또 미륵사가 평야지대에 건립된 반면 심곡사는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같은 미륵산 중턱에 있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곳에 있다.

그래서일까.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공연장이다.

대규모 공연장은 아니지만 해마다 이곳에서 산사음악회를 진행한다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조선 5대 명창 중 한 사람인 정정렬 명창이 이곳에서 득음을 했다고 한다.

떡목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고 명창의 반열에 오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공연장이다.

떡목이란 고음부 음역이 좋지 않아 자유로운 소리 표현이 안되고 소리가 심하게 거친 목을 일컫는다.

소리꾼으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인 셈이다.

하지만 정정렬 명창은 이곳에서 이런 악조건을 이겨내고 소리의 극적인 면을 살려 냈는데, 이곳을 떡목 공연장이라 부르는 이유다.

사찰은 작은 규모다. 대웅전이 있고 그 안엔 목조삼존불좌상이 모셔져 있다.

이외에 탱화가 삼존상 뒷면에 있으며 외부엔 고려시대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칠층석탑을 만날 수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공간이 있으니 이름 하여 ‘구달나’다.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를 줄인 이 공간은 사찰을 찾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차 한 잔과 휴식을 주는 카페다.

이곳은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는 곳이 아니다.

이용자가 그저 성의껏 이용료를 내면 된다.

이것도 여의치 않으면 방명록에 이름 석 자 남기면 그만이다.

하지만 최근 찾은 이곳은 좀 더 좋은 공간으로 태어나기 위한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정갈한 창문 사이로 숲과 나무를 바라보며 차 한 잔을 즐기고 싶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며 발걸음을 돌렸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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