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회 걸쳐 전국서 300개 모집 1천600만원 받아 챙겨

국내에서 대포통장과 카드를 모아 중국에 있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업체에 넘긴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덕진경찰서는 29일 보이스피싱에 사용할 목적으로 대포통장과 카드를 모집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조모(35)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12월11일부터 최근까지 총 60회에 걸쳐 전국에서 300개의 대포통장을 모아 보이스피싱 업체에 넘긴 혐의다.

조씨는 급하게 돈이 필요했던 박모(45)씨 등 13명에게 접근해 "투자펀드를 개설하려고 하는데 계좌가 필요하다.

계좌를 빌려주면 거래금액의 10%를 주겠다"고 속여 대포통장을 모집했다.

박씨 등은 통장과 체크카드를 조씨의 지시대로 선물상자에 포장하거나 책 속에 담아 퀵배달원을 통해 전국 각지 고속버스 터미널 수화물센터로 보냈다.

이후 조씨는 수화물센터를 방문해 박씨 등이 보낸 통장과 체크카드를 회수한 뒤, 보이스피싱 업체가 지정한 장소까지 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조씨는 대포통장을 모아오는 대가로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업체로부터 총 1천63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와 인출책, 중국 조직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려고 대화내용이 남지 않는 별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통장을 배달만 해주면 큰 돈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대포통장을 모집했다"고 진술했다.

덕진서 김재진 지능범죄수사팀장은 "현금 인출책 등 나머지 보이스피싱 업체에 대해서도 공안과 협조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불법으로 통장을 대여해 준 박씨 등 13명도 조씨와 같은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김명수기자 kms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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