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신입생 환영회 논란 반팔차림 학생 20여명에 막걸리 뿌리자 SNS 통해 비난여론 확산··· "고사형식 행사 재발방지 약속"

▲ 지난 4일 원광대학교 사범대 앞에서 벌어진 원광대 국어교육과 신입생 환영회가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대학 내 가혹행위로 논란을 빚고 있다./사진=페이스북

원광대학교 국어교육과가 ‘신입생 환영회’ 명목으로 신입생들에게 막걸리 세례를 퍼부어 대학 내 가혹행위 논란을 빚고 있다.

이는 '오물 막걸리' 파문이 알려진 부산의 한 대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신입생 등을 맞는 선배들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비난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해당 대학교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원광대학교 사범대 앞에서 벌어졌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게시글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3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0여명의 학생들이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파란색 비닐 위에 앉아있고, 이들을 둘러싼 학생들이 막걸리를 뿌리고 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게시글에는 "3월 첫째주 금요일 날씨 우중충하고 추운데 신입생들을 모이게 했고, 교수가 먼저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리고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쏟아 부었다"면서 "쏟아 부은 막걸리는 무려 100병은 됐을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행사가 끝난 뒤 씻는 시간을 적게 준 탓에 일부 신입생들은 냄새가 밴 옷을 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이 글을 올린 뒤 비난이 거세지자 '제보자를 알려달라'거나 '돈을 줄테니 고발글을 삭제해달라'는 황당한 요청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학생회 측은 SNS 글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사과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학생회는 "신입생 환영회는 매년 학과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고사의 형식으로 치러온 행사였다"면서 "신입생들이 학교를 다니는 내내 액운이 없어지고 안녕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는 기원의 마음을 담아 제사를 지낸다. 이 과정에서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린 행위가 절차의 일부로 행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 조사를 마친 대학 측은 잘못 알려진 내용에 대한 해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언론보도가 나간 뒤 해당 학과 신입생과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와 진상 조사를 진행했다"며 "알려진 것과 달리 교수가 학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린 것은 아니고, 학과장이 행사에 참여해 환영사를 하고 바로 자리를 떴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유가 어찌 됐던지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학부모와 피해를 본 학생에게 사과를 드린다"며 "가혹행위로 행해진 것이 아니지만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동참을 원하지 않는 신입생들과 또는 지나가다 보고 불편을 느꼈을 학우들에게 사과 드린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kms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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