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피안타 없이, 볼넷 2개와 삼진 2개를 기록했다.

구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돌부처'도 빅리그 데뷔전에서는 긴장했고, 변화구 제구도 완벽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0-3으로 뒤진 7회말 등판해 1이닝 2볼넷 2탈삼진 무피안타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 첫 타자 상대 기록은 볼넷이었다.

빅리그 데뷔전의 부담에 오승환도 흔들렸다.

오승환은 맷 조이스를 상대로 볼 3개를 연속해서 던지며 볼 카운트 3볼에 몰렸다.

직구 2개로 풀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까지 몰고 갔지만, 체인지업이 좌타자 조이스의 바깥쪽으로 빠지면서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존 제이소는 공 두 개로 1루 땅볼 처리했다.

이 사이 조이스는 2루에 도달했다.

타석에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 앤드루 매커천이 들어섰다.

안타 한 개면 실점할 수 있는 상황, 오승환은 '볼넷을 각오한 투구'를했고 결국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 두 개가 연속해서 볼이 된 건 아쉬웠다.

다행히 오승환은 다시 제구를 잡았다.

데이비드 프리스에게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 처리하고, 스털링 마르테에게도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던져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승환은 주자를 1,2에 묶어놓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빅리그 데뷔전에서 기록한 삼진 두개는 오승환에게 자신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볼넷 두 개는 개막전에서 얻은 숙제다.

한국과 일본에서 오승환은 "제구보다는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볼넷은 많지 않았다.

제구가 정교하지 않지만, 구위에 대한 자신감으로 과감한 승부를 했다.

오승환은 한국에서 510 1/3이닝을 던지며 볼넷을 120개 내줬다.

9이닝 당 2.17개로 매우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