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산재 촉구 시민단체 "안전장비-교육 충분치않아"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 23개 시민사회단체로 모인 ‘전자산업 백혈병 산재 인정 촉구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8일 "완주 H사 공장에서 일하던 중 암에 걸린 30대 초반의 근로자 이모씨에 대해 산업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이날 근로복지공단 전주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는 지난 2012년 H사에 입사해 전극보호제, 세정제 등을 생산하는 일을 하던 중 지난해 백혈병으로 진단받고 현재 투병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물질이 어떤 물질인지, 무슨 위험성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 채 작업을 해왔다"며 "이들 물질을 혼합하는 과정에서 용액이 눈과 피부에 튀기도 하고, 분진을 호흡기로 흡입하기도 했지만 안전장비와 안전교육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H사에서 발생한 백혈병 피해는 삼성과도 관련이 있다"면서 "H사는 삼성 전자에 제품을 대량으로 납품해왔는데 삼성의 공장 증설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이씨는 삼성이 요구하는 납품 물량을 맞추기 위해 월 100시간 이상 잔업, 밤샘 노동을 하는 등 장시간 노동에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삼성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는 태도를 바로잡고 피해자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공단 역시 전자산업 전반에 만연한 노동재해를 감시하고 안전한 노동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김명수기자 kms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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