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음악에 꽂혀 브라질로 향한 소녀 익숙한 스탠다드 트랙 개성-조화 살려

조석창기자의 음반이야기 49.

Nilo Koizumi-Bossa@Nilo

부쩍 다가온 뜨거운 햇살에 어울리는 노래는 많지만, 오후에 나무그늘 아래서 들을만한 산뜻한 장르로는 보사노바가 있다.

흔히들 보사노바를 남미판 팝-재즈라고 생각하지만 그 유래는 무척 다르다.

브라질 의 격렬한 삼바에서 뿌리를 둔 보사노바는 50년대 미국에서 유행하던 쿨 재즈를 접목하며 삼바와는 전혀 다른 감각을 선보였다.

특히 미국 LA를 중심으로 웨스트 코스트 재즈(West Coast Jazz)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웨스트 코스트 재즈가 지녔던 백인적인 스마트함과 지적이고 모던한 분위기는 보사노바가 브라질 음악 가운데 가장 우아하고 세련된 음악으로 뿌리내리게 했다.

보사노바의 가장 두드러진 음악적 특징은 그 리듬의 미묘한 감각에 있다.

삼바 리듬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독특한 악센트의 싱커페이션이 가미되어 만들어진 이 리듬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미묘함을 지니고 있다.

이 싱커페이션에 기인한 독특한 탄력은 보사노바 음악의 건조한듯하면서도 지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피워낸다.

한편, 삼바가 타악기를 중심으로 하는 춤곡이라면, 보사노바는 기타가 중심을 이루는 악기이다.

단순하면서도 미묘한 화음으로 가득 차 있는 보사노바의 매력은 기타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서장이 너무 길었다.

이번에 소개할 앨범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함께 자라온 보사노바 싱어 니로 코이즈미(Nilo Koizumi)다.

작은 체구의 일본 소녀는 배낭을 든 채, 세계 각지를 돌며 일하다 본능적으로 뮤지션의 길을 밟아가기 시작했다.

보사노바 기타 연주를 보고 감명받은 것을 계기로 브라질로 향해 남미 음악에 본격적으로 매료된 소녀, 영어와 포르투갈어로 된 새로운 스타일의 라틴 음악과 퓨전 보사노바, 재즈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3집 가수가 된 니로의 경력에서 이 첫 앨범은 그녀의 청량한 세계를 드러냈는데 의의가 있다.

그녀가 평소 즐겨 입는 에스닉(Ethnic), 보헤미안(Bohemian) 룩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목소리와 곡은 일찍 찾아온 더위를 쫓을 만큼 상쾌하다.

데뷔 앨범 속에는 브라질의 음악을 사랑하는 그녀답게, 보사노바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Antonio Carlos Jobim)의 곡 가운데, ‘Wave’, ‘One note Samba’, ‘Cehga de Saudade’, ‘Aguas de marco’, ‘Dreamer’까지 총 다섯 곡을 담고 있다.

특히 ‘Aguas de marco'는 기타의 통통 튀는 화단에 니로의 특유의 음색으로 이파네마 해변의 느슨한 조류처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온다.

‘Agua de beber’와 ‘So Nice’, ‘Moonlight Serenade’, ‘Chega de Saudade’ 등은 2007년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 내한한 바 있는 퓨전 재즈그룹 디멘션(DIMENSION)의 멤버들이 참여했다. 또한 첫 트랙 ‘Wave’와 ‘The Shadow of Your Smile’에는 빙(BEING Inc.) 계열의 드러머 쿠루마타니 케이스케가 콩가를 연주했다.

이외 앨범에는 대중에게 세르지오 멘데스(Sergio Mendes)의 버전으로 익숙한 ‘Mas Que nada’나 <흑인 오르페> 삽입곡 ‘Manha de Carnaval’ 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국내 젊은 팬들에게는 자우림의 김윤아의 리메이크로 알려진 ‘The Shadow of Your Smile’ 처럼 귀에 익은 이지 리스닝 트랙들이 수록되어있다.

남미 음악과 단팥빵을 끔찍이 사랑하고, 보헤미안 룩을 즐기는 그녀.

자유로운 삶의 방식만큼이나 시원한 보이스가 실력파 세션들과 만나 여유로운 보사노바 앨범을 만들어냈다.

다가오는 6월,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 아래 펼쳐지는 시원한 트랙들은 앨범을 접한 이들에게 한 잔의 탄산수처럼 시원한 여름을 귀와 마음에 선사할 것이다.

제작사 : Mnet Media

레이블 : J-Disc

출시일 : 200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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