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센터 '손 없는 날' 한달전부터 예약 줄이어 일부 업체 웃돈 등 요구 올해 15건 피해 사례 접수

이삿짐센터들이 '손 없는 날'이란 명목으로 이사 비용에 웃돈을 받는 행태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손 없는 날'은 악귀나 악신이 없어 이사나 집수리를 하는 데 '길일'을 뜻하며 음력으로 뒷자리가 9 또는 0으로 끝나는 날이다.

실제 ‘손 없는 날’이라는 26일 도내 이삿짐센터는 이사 주문이 밀려들어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평일임에도 전주 지역 곳곳에서 큰 사다리차를 이용, 이사하는 장면도 쉽게 목격됐다.

이사하기 좋다는 일명 ‘손 없는 날’에는 이미 한 달간 예약이 꽉 들어찬 곳도 있을 정도로 봄철 이사 특수를 맞고 있다.

몰려드는 이사 수요에 부동산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전주시 호성동에 있는 한 부동산 업자는 “새 아파트 분양을 하지 않는 시기지만 집을 알아보려는 시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사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에서 훌쩍 뛴 비용을 요구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전주지역 이사 업체들은 5톤 차량으로 포장이사를 할 경우 70만∼80만 원의 비슷한 금액을 책정했지만 일부 이삿짐 센터에서 ‘손 없는 날’ 이사 수요가 몰리는 점을 악용, 웃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회사원 장모(36)씨는 “올 봄 이사를 계획하고 비용을 알아보던 중 ‘손 없는 날’에는 적어도 10만 원 이상을 더 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특별히 미신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날 이사하고 싶어 웃돈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33)씨도 “이사 날이 손 없는 날이라며 10만원을 추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할 수 없다고 해서 황당했다”며 “급히 다른 업체를 알아봤지만 상황이 비슷해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실감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 업체에선 “길한 날이라는 소문에 손 없는 날 주문이 몰려 어쩔 수 없다”며 “터무니 없는 금액을 올려 받거나 하지는 않고, 이날 예약이 취소되면 손해가 크기 때문에 약간의 추가 금액을 받고 있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전주소비자정보센터 관계자는 “전주지역에서만 지난해 34건, 올해 15건의 피해가 접수되는 등 이사 업체 관련한 시민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며 “얄팍한 상술로 이사 당일 추가 금액을 부르는 업체도 있으니 미리 날짜와 견적을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명수기자 kms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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