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꿈꾸는 과학교사모임 '과학, 리플레이' 4대강-맞춤아기등 과학자료 지식으로 쟁점살펴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칠 때 실생활을 응용해 흥미를 이끌면 쉽다고들 한다.

하지만 전문 과학용어가 등장하고, 복잡한 수치와 계산법이 적용된다면 아이들은 또 다른 큰 벽을 만나게 된다.

가치를꿈꾸는과학교사모임, 이른바 가꿈 교사들은 학생들과 함께 현실의 과학을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살아 있는 수업을 해왔다.

그리고 이제 이 과학 교사들이 복잡한 세상의 문제들에 리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프로야구에서 애매한 상황일 때 여러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영상을 계속 리플레이 하면서 제대로 판단하는 심판합의판정 제도가 있듯이, 성급하게 판단하는 걸 잠시 멈추고, 과학으로 명쾌하게 따져 보자는 것이 <과학, 리플레이>(양철북)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검찰 조사로 실체가 드러난 가습기 살균제 문제. 세균을 없애려고 쓴 제품에 오히려 유해한 화학물질들이 들어 있었고, 여러 화학제품 회사가 이 물질들의 유해성을 알고서도 썼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 한편으로, 왜 우리는 이다지도 세균을 무서워하고 없애려고 할까? 우리는 세균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두 번째, 지난 5일 울산에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한반도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보다 더 두려운 것은 그 주변에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 있다는 사실이다.

울산 주변에만 원전이 12기가 있고, 그중 5기가 가동한 지 30년이 넘은 노후 원전이다.

게다가 정부는 그 옆에 새로 2기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왜 우리는 이런 상황을 그저 두고 보기만 할까? 우리가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의 많은 부분이 과학에 기반 한다.

그렇지만 과학 하면 복잡하고 어렵다는 생각에 지레 겁부터 나곤 한다.

더욱이 중요하고 큰 문제일수록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마련이고, 살펴봐야 할 요소들과 쟁점이 매우 많다.

그러다 보니 깊이 파악하여 제대로 판단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무관심하기 일쑤다.

학교 교육 현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학생들이 과학과 사회를 배우지만, 원론에 그칠 뿐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이 되곤 한다.

이 책은 4대강, 맞춤아기, 반도체 공정, 세균과 항생제, 송전탑 등 10가지 최신 사회 이슈를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본다.

풍부한 과학 자료와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각도에서 균형 있게 쟁점을 살핀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병에 걸린 가족 이야기, 백혈병에 걸린 반도체 노동자들의 항소심 최후변론, 밀양 노인들의 송전탑 반대 시위, 광우병을 보도한 PD수첩의 법정 공방 이야기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문제가 되는 주제들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내 이웃 이야기라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더불어 각 장 주제를 표현한 일러스트는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쉽고 재밌게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최근의 사회이슈에 대해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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