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노년층 생계불안-범죄 등 불안한 사회 우울 감정조절로 달래

권혜경 著 '감정조절'  

참으로 불안한 시대다.

청년층은 취업난과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고, 중장년층은 자녀들의 교육, 노후에 불안해한다.

학생들은 학생 나름대로 학업에 대한 문제로 노년층 역시 생계에 대한 불안에 시달린다.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 세계적으로 각 나라는 테러에 몸살을 앓고, 분쟁도 끊이지 않는다.

또 개인에게 촉발된 묻지마 범죄, 우발적 살인은 사람들을 더욱더 불안과 공포 속으로 내몬다.

이처럼 불안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까. 하루하루를 생존해 나가듯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온전하게 삶을 누리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고민해 볼 때다.

권혜경의 <감정조절>(을유문화사)은 개개인의 감정 조절을 하나의 해법으로 제시한다.

저자 권혜경은 심리치료 전문가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내의 정신건강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통합적 트라우마 세미나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음악으로 기르는 내 아이 행복한 아이>, <아름다운 상처>, <분석적 음악치료> 등이 있으며, 공저로 경향신문의 연중기획 강연을 묶은 도서 <심리톡톡 나를 만나는 시간>이 있다.

감정 조절을 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정신적 의지 이전에 ‘생존을 위협받지 않는’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아보면 수많은 외세의 침입과 일제 강점, 6.25 전쟁, 군부 독재 등을 거치며 개인과 국가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끊이지 않았다.

불안정한 사회는 감정 조절에 취약한 개인을 계속해서 만들어 냈고, 사회적 불안은 끊임없이 대물림되며 우리 사회를 더더욱 인간답게 살기 힘든 곳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많은 우울증 환자와 높은 자살률, 각종 묻지 마 범죄와 안전사고, 끊임없는 인권 문제며 계급 갈등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건강한 개인과 건강한 사회를 이루려면, 결국 우리는 ‘감정 조절’과 ‘안전’이라는 두 가지 화두에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개개인이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와 그 속에서의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며 감정 조절을 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책을 통해 일러준다.

책에서 다루는 감정들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극단적인 분노나 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에 치중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감정 조절은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하거나 마비시켜 ‘좋은 감정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며, 감정 조절 장애나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남들은 별것 아니라고 하는 것에 은근히 짜증이 나고, 스스로의 완벽주의에 시달리고, 어제까지 사랑하던 사람과 오늘은 철천지원수처럼 싸우는 일상에 지친 평범한 우리에게도 감정 조절은 중요한 문제다.

상담 치료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온 저자는 한국 사회와 가정환경 속에서 각 사람을 이해하는 폭넓은 시야를 유지하며, 뇌과학과 정신분석에 관한 전문지식을 알기 쉽도록 풀어내어낸다.

상담과 정신분석에 전문적 지식이 없는 누구라도 감정 조절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자신의 일상에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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