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발상지··· 순교의 발자취를 거닐다

익산 미륵사를 넘어 얼마나 달렸을까.

넓은 평야지대를 지나자 조그만 마을이 나온다.

두동교회가 있는 두동마을이다.

이렇게 깊은 곳에 웬 교회일까 생각이 들지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법하다.

교회는 1923년 처음 만들어졌지만 현재 모습은 1929년 다듬어졌다.

당시 조성된 다른 교회처럼 ‘ㄱ’자 형태에 함석지붕을 얹은 한옥형태 모습이다.

김제시 금산면에 위치한 금산교회와 더불어 전북에서 유일한 ‘ㄱ’자형 건물이다.

내부에 들어가면 ‘ㄱ’자 형태로 조성된 이유를 알 수 있다.

남녀칠세부동석이란 옛 전통을 지키기 위해 내부는 남녀 신도가 서로 볼 수 없이 배치됐고, 두 축이 만나는 지점에 강단이 설치됐다.

당시 개신교가 급속하게 전파되던 시점이라 우리의 전통을 버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토착화되길 바라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른바 네비우스 선교정책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1920년 당시는 남녀유별 전통이 무너져가는 시점인데 오히려 교회는 이 전통을 고수하려 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교회 내부에 비밀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방문 당시 알 수는 없었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내부 바닥에 밑으로 통하는 공간이 두 개가 있다.

일제 강점기 예배를 보다 일본 경찰이 급습하면 숨기 위해 마련한 비밀공간인 셈이다.

교회 외부엔 교회 역사보다 훨씬 오래된 듯한 소나무가 멋있게 서 있고 바로 옆엔 종탑이 눈에 들어온다.

종탑의 종은 두 번째 종이다.

첫 번째 종은 일본 전쟁 때 사라졌고, 현재의 종은 2007년 ‘종탑 복원사업’에 의해 다시 만들어졌다.

지금도 예배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울려 퍼지게 되고, 종소리를 듣고 싶은 관광객은 언제든지 줄만 당기면 된다.

하지만 너무 오래 당기면 신도들에게 방해가 되므로 2, 3차례 울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교회 바로 옆엔 새로 증축된 커다란 신 본관건물이 있으며 현재는 이곳에서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구 본관은 사용을 하지 않지만 반질반질 윤이 나는 바닥을 보면 금방이라도 예배가 끝난 듯 친근감이 든다.

한국기독교 사적 제4호이면서 전북 지방문화재 제179호로 한국기독교 전파과정의 이해와 교회 건축연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