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학자 김상휘 박사      

무릉도원이란,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게 사는 별천지를 뜻한다.

 무릉도원은 중국시인 도연명이 지은 "도화원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어느 날 한 어부가 고기를 잡기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강물 위로 떠내려 오는 복숭아 꽃잎을 따라가자 도화(桃花)가 만발한 꽃마을을  발견한다.

 그곳 사람들은 한결같이 친절했고, 서로를 위로하며 살고 있었다, 어부는 그들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고 밖으로 나와 이러한 사실을 고을태수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그 후 그곳을 찾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양에도 유토피아라는 이상향(理想鄕)이 있었다.

동·서양에서 일관된 이상향의 특징은 아무 곳이나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라는 점, 그러나 현세와 시간적·공간적·연속선상에서 인간이 꿈꾸고 있는 최고의 행복을 정점에 둔 장소를 말하고 있다.

 그렇게 인간들은 유토피아를 통해 새로운 이상향을 꿈꿔왔듯이 우리 조상들도 정감록 십승지(十勝地)를 통해 나름대로 이상향을 꿈꿔왔다.

 그만한 이유는 ‘정감록 십승지’는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터이기 때문이었다.

 십승지는 정감록(鄭鑑錄)뿐만 아니라,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 징비록(懲毖錄), 유산록(遊山錄), 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 도선비결(道詵秘訣)등에서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 민중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비기(秘記) 정감록 십승지는 삶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호기심과 큰 자극을 주었다.

 정감록에 기록 된 전라도 지역 십승지는 변산호암(고창호암)<변산호암은 태종 때 지명으로 그동안 지명변천사가 있었지만 고창호암으로 수정하지 않고 지금까지 써온 오류지명>남원운봉, 무주무풍등이다.

 가난과 전염병이 미치지 않는 땅' 으로 회자(膾炙) 되어 '새로운 시대' 를 열망하는즉, '이상향'으로 전승되어왔다.

 정감록 십승지는 삼재불입지지(三災不入之地)로 전쟁·흉년·전염병이 들지 않는 낙원 터로 보았다.

 그러한 십승지는 한강 이남과 지리산 위쪽, 험한 백두대간의 간맥(肝脈)에 위치하여 외부와 교류가 쉽지 않은 터 였다.

 당시는 정치, 경제, 사회, 군사적 가치가 적고, 전쟁이 일어나도 적들의 이동이 적은 지역에 위치해 있어, 현대인들 시각에서 보면 개발의 손길이 더딘 땅이었다.

 그러나 정감록 십승지를 바꿔 생각해보면 개발이 덜 된 땅인 만큼 자연가치가 높은 처녀지로 또 다른 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터로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요즘 건강 때문에 힐링 터를 찾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는 이상향 개발에 적정한 터인 셈이다.

 그래서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정감록 십승지 마을을 보유하고 있는 10개 읍·면장 네트워크를 인정하고 그들의 공통된 지향점을 추진할 수 있도록 5년 동안 기초 작업예산 30여 억원을 지원했다.

 그런데 정작 고창호암(壺岩)은 풍수학계에서 정감록 십승지 임을 확인까지 해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정감록 십승지 마을 네트워크에서도 빠져있었고, 그렇다고 적극적 참여 의지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

 지자체장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나름 자신들의 치적 쌓기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공무원의 판단력이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요즘 대한민국 정서는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힘든 상황이다.

그로인해 국민들은 행복한 제2의 삶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정감록 십승지인 고창호암과 무주무풍, 남원운봉마을에 힐링 터, 이상향 마을로 가치를 두고 개발이 이뤄진다면 다른 지자체가 보유하지 못한 또 다른 무릉도원을 보유하게 되는 셈 인데,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한 지자체장이나 관련공무원들에게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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