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숙 전라북도 경제산업국장  

2022년 인구의 10%가 인터넷에 연결된 의류를 입게 된다.

2023년 10%의 인구가 인터넷이 연결된 안경을 쓴다.

2024년 3D 프린터로 제작된 간이 최초로 이식되고, 2026년에는 미국 도로를 달리는 차들 가운데 10%가 자율자동차다.

앞서 언급한 내용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분야 고위 임원과 전문가들이 전망한 가까운 미래상이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게 다가오고 있다.

작년 다보스 포럼에서 처음 소개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등을 통해 인간과 기계가 융합되고 연결되는 생산․소비․생활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경제산업 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정치 등 전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일찍이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과제 발굴과 실행에 힘 쓰고 있다.

조기 대선을 맞이해 대선 주자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공약을 속속 내놓고 있다.

전북도에서도 12개 과제를 발굴, 대선 공약 반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기존 주력산업 고도화와 함께 신산업 창출에 역점을 둔 투트랙 전략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내발적 발전전략에 입각해 지역 특화 분야인 농생명․탄소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을 역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장밋빛 기대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성장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난 2월 국토연구원에서 발표한 ‘4차 산업혁명과 국토공간구조’ 보고서 내용 중 ‘4차 산업혁명 시도별 수용력 평가’에서 산업 인프라가 편중된 수도권과 경부축의 수용력이 타 시도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평가는 인적자본, 산업구조, 시장의 유연성 등 3개의 수용력 결정요인을 기준으로 한 결과다.

  평가기관인 국토연구원에서도 스스로 인정하듯이, 산업구조 요인을 일부 산업에 한정하는 등 매우 제한된 요인의 적용으로 정교성과 종합성이 부족한 평가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히 우려되는 것은, 기존의 불균형 발전 전략의 수혜지역과 일치하는 수도권과 경부권의 수용력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향후 국토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수용력이 낮은 지역에 대해 고숙련 노동력 유입환경 조성, 인적자본 균형배치, 연관 산업 유치와 스타트업 혁신체계 구축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정책적 배려를 통해 지난 산업화 과정에서 부당하게 소외된 지역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여 균형발전의 토대를 이루고, 농어촌 과소화와 지방 소멸의 문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흐름 안에서 사람들은 놀라움, 흥분과 함께 충격과 불안의 교차적 감정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산업 간 융합과 연결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고 신생 일자리․창업의 촉진이 예상되는 반면, 인공지능의 인간 노동력 대체에 따른 고용 불안정성과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산업기술 혁명은 양날의 검처럼 양면성을 지녔다.

문제는 기계 자체가 아니라 그 기계를 어떤 목적과 방향으로 사용하는 지에 있다.

기술 진보의 지향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의 질 향상과 편익 증대를 향해 가야 함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의 긍정적 영향을 최대화함과 동시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

사회안전망 강화, 저숙련 노동인력 지원, 로봇세 부과 등 다양한 논의가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 등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4차 산업혁명의 미래에 지역의 잠재력을 높이고 창의와 도전이 빛나는 신세계가 펼쳐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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