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박해일 등 개막식 빛내 전주는 영화다, 해방구 열겠다 김시장 개막선포 영화 바다로 퓨전밴드-소리꾼등 축하무대 돔 이색공간서 영화환상더해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7일 영화의거리에 마련된 특설무대 ‘전주돔’에서 개막식을 갖고 열흘 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는 국제경쟁 심사위원 배우 하지원,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 정은채, 한국영화시나리오작가협회 시나리오 작가상 수상한 배우 박해일을 비롯해 수애, 오달수, 장혁, 이영하, 김지미 등이 출연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개막식 사회는 프랑스 영화감독 겸 배우인 에두아르 바에르가 개인사정으로 불참하면서 전주영화제 이상용 프로그래머가 아나운서 박혜진과 함께 진행했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다른 프로그래머의 질투 속에 이 자리에 섰다. 5개월 전 초청했던 에두아르 감독이 불참하게 돼 매우 안타깝다”며 “영광의 자리에 선 만큼 사회를 잘 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영화제 그리고 전주를 찾은 여러분들을 환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혜진 아나운서는 “전주가 고향이라 특별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며 “고향에서 영화제 사회를 보게 돼 매우 영광이며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김승수 조직위원장의 환영사와 개막선언이 이어졌다.

전주시장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주는 영화다’란 구호를 외친 뒤 “전주영화제는 겸손하지만 당당한 영화제다. 어떤 잡음이나 권력, 사회적 통념 앞에”서 당당했다”며 “올해 슬로건을 감히 앞세울 수 있는 근거이자 자부심이다. 지난 17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독립과 대안이란 가치를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의 가치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있다”며 “전주영화제를 통해 상처받은 영화인들이 치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금부터 표현의 해방구 문을 활짝 열겠다”고 영화제 개막을 선포했다.

개막을 축하하는 공연은 영화제 슬로건을 빛과 나비로 표현한 포스터처럼 한국의 소리와 몸짓으로 나타낸 무대가 펼쳐졌다.

최근 가장 핫한 퓨전밴드 ‘훌(Hool)’을 비롯해 젊은 소리꾼 김용우, 한국무용 문서희가 출연해 전주영화제 시작을 축하했다.

다음 무대는 전주영화제 경쟁부문에 참여할 심사위원 소개가 이어졌다.

국제경쟁 및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넷펙 심사위원 14명 중 10명이 무대에 올라 영화제와 인연을 밝혔다.

국제경쟁 심사위원인 도미니크의 카브라 감독은 “초청해 줘 영광이다.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모국에선 먼 나라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가깝게 느껴진다”며 “본인이 가진 관점을 잘 표현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작품에게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 하지원은 “이렇게 큰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영화표현의 해방구란 슬로건처럼 표현의 자유를 잘 나타낸 작품을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배우의 심정으로 심사에 임하겠다. 좋은 영화가 준비됐으니 전주영화제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이충직 위원장은 “전통과 품격의 도시 전주를 방문해 줘 감사하다. 작년 날씨가 추워 야외상영장에서 고생을 했다. 올해는 돔을 설치해 영화의 환상을 선사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가 지켜야 할 영화제는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했다. 영화의 도시 전주에서 영화의 즐거움을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주영화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상영작 숫자에서도 시선을 끌지만, 처음으로 모습을 선보인 ‘전주 돔’ 역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주 돔은 지난해까지의 야외상영장을 더욱 발전시킨 2000석 규모의 대형 상영관으로, 대형 TFS 텐트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덕분에 비바람이나 기온의 변화에도 상관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전주 돔에서는 영화 상영이 종료된 후 페퍼톤스, 솔루션스, 라이바흐 밴드, 멜로망스, 치즈, 디에이드, 오왠 등 메인공연을 비롯해 관객 파티와 스페셜 공연 등이 매일 밤 펼쳐질 예정이다.

개막일인 이날은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몸과 영혼’ 상영이 배우 남규리의 소개로 상영이 되면서 영화제 개막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한편, 올해 전주영화제는 다음달 6일까지 10일간 이어진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걸고, 영화제의 정신을 이야기한다.

시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작품들이 유발하는 논쟁을 수용하고, 오히려 즐긴다는 영화제의 의지표현이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58개국 229편(장편 179편, 단편 50편)이 관객들을 찾는다.

지난해 211편보다 증가했다.

초청작과 상영회차도 늘려 관객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이들 영화들은 영화의 거리 총 5개 극장 19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CGV전주고사, 메가박스 전주(객사), 전주시네마타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전주 돔에서 영화들이 상영된다.

영화제의 문을 열 개막작은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모든 것이 낯설고 조심스러운 여자와 모든 것이 식상하고 권태로운 남자가 매일 밤 같은 꿈을 꾸면서 서로 가까워지게 되는 과정을 다룬 내용이다.

영화제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국제경쟁 부문에서는 총 10편의 작품이 경합한다.

이 중 5편이 여성감독의 작품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장윤석 감독의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가 국제경쟁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경쟁 대상작에는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이번 영화제가 징검다리 연휴 기간과 겹쳐있는 점을 고려, 관객들의 관람권을 보장하기 위해 CGV 전주고사점 전관을 사용하는 등 상영관을 대폭 확충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 13일 사전예매가 시작된 지 하루 만에 전년의 두 배에 달하는 80여 편의 작품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밖에 전주지역 공예작가 10팀의 공예체험을 할 수 있는 전주아트마켓을 비롯해 남부시장 청년몰과 함께하는 청년마켓, 전주시민미디어센터와 함께하는 미니FM, 왓챠플레이 포토존, 컬쳐클래스 지상낙원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열흘간의 영화축제가 끝나는 5월 6일에는 개막식이 열렸던 전주 돔에서 폐막식이 진행된다.

폐막식은 배우 김민준과 최송현이 사회를 맡아 뜨거웠던 열흘간의 축제를 마무리하게 되며, 이어서 폐막작인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서바이벌 패밀리>가 상영된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워터보이즈>, <스윙걸즈>, <해피 플라이트>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서바이벌 패밀리>는 감독의 최신작이다.

영화제 관계자는 “어떤 외압에도 흔들림 없이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온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 그 정신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며 “예술적 표현의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 영화제의 매력을 마음껏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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