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대사-효과음 삽입 영화보듯 에릭 클랩튼 기타연주 '신의 한수'

조석창기자의 '한장의 음반'
로저워터스 'The Pros And···'

핑크 플로이드는 1982년 걸작 ‘The final cut’을 발매한 이후 해체의 걸을 걷는다핑크 플로이드는 1982년 걸작 ‘The final cut’을 발매한 이후 해체의 걸을 걷는다.

플로이드의 팬 입장으로선 매우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룹의 리더 로저 워터스는 솔로 앨범을 발매하면서 팬들의 갈증 해소에 나섰다.

솔로 앨범은 리더가 만든 음반답게 기존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적 계보를 그대로 잇고 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 전개와 사회문제를 직시한 가사, 오묘한 사운드, 심오한 음반커버 사진 등은 전성기 핑크 플로이드 모습 그대로다.

팬들의 관심이 로저 워터스의 솔로 앨범에 쏠린 것은 당연지사다.

그의 솔로 앨범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1984년도작 ‘The Pros And Cons Of Hitch Hiking’(히치 하이킹에 대한 찬성과 반대)이다.

히치 하이킹은 행선지가 같은 차량을 무료로 이용하는 미국의 독특한 문화다.

사막 한 가운데 도로에 한 여성이 가방을 맨 채 홀로 서 있다.

지나가는 자동차마다 손을 들며 동행을 원한다.

대부분 남성운전자는 거절할 이유가 없으며 당연히 동승을 허락한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히치 하이킹의 부작용이 미국 사회 내 큰 이슈로 등장했다.

동승했던 여인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게 되고 또 반대로 동승을 조건으로 여성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한다.

히치 하이킹에 대한 경고가 미국 사회에 퍼졌고 로저 워터스는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음악을 통해 해이해 진 미국사회에 경고장을 던진다.

음반 내용은 주인공의 내면에 잠재돼 있던 낯선 여자와의 성관계와 폭력이 꿈을 통해 이뤄지며 일탈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곧 후회와 반성이 찾아오게 되며 여기서 느끼는 고독함과 혼돈 속에서 몸부림치다 꿈에서 깨어나게 된다.

로저 워터스는 이같은 내용을 담기 위해 음악 외에도 대사를 포함시키고 각종 다양한 효과음까지 삽입시켜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음악 스타일은 기존 앨범과 비슷하다.

핑크 플로이드의 걸쭉한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길모어의 빈자리는 에릭 클랩튼이 대신했다.

특히 ‘Sexual Revolution’에서 보여준 에릭 클랩튼의 기타 연주는 신의 한수를 보여주는 명연주로 기억된다.

앨범 커버도 재미있는 기억이 있다.

벌거벗은 여자가 등에 가방을 맨 채 길에 서 있다.

가방은 집을 떠난 것을 의미하고 왼손은 차를 잡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

국내에서는 발매 초기 커버 사진 자체가 외설적으로 느낀 나머지 심의 과정에서 여자 엉덩이 부분이 새카맣게 처리됐다.

당시 사회 통념상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지 몰라도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오는 대목이다.

아티스트 : ROGER WATERS

제작사 : SONY MUSIC

레이블 : COLUMBIA

출시일 : 198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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