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 자갈화 '기능상실' 새만금사업 부작용 초래 해수욕장 5곳 관리기관달라 양빈사업-침식 대책 시급

▲ 부안지역 해수욕장 개장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해수욕장마다 백사장의 모래가 유실돼 해수욕장의 기능을 상실해 부안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안지역 해수욕장 개장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해수욕장마다 백사장의 모래가 유실돼 자갈과 암반이 드러나면서 해수욕장의 기능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있어 부안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해수욕장의 경우 백사장 자갈화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부상자까지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안지역에는 변산해수욕장을 비롯해 고사포, 격포, 상록수, 모항, 위도해수욕장 등 6곳의 해수욕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상록수해수욕장을 제외한 5개 해수욕장이 오는 7월 1일 일제히 개장한다.

하지만 이들 해수욕장 중 일부 해수욕장의 경우 백사장은 온데간데없고 곳곳이 크고 작은 돌멩이들과 암반이 대신해 해수욕장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부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변산해수욕장 등 부안지역 해수욕장은 한때 우리나라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손꼽혔지만 국립공원으로 묶이면서 각종 규제 등으로 낙후를 면치 못하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엔 모래마저 유실돼 관광지로서의 매력마저 잃어가고 있다.

기자는 모래유실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24일 변산해수욕장 등 부안지역 4개 해수욕장을 둘러봤다.

그 결과 심각성에 대한 차이만 있을 뿐 모든 해수욕장에 자갈밭이 형성돼 있었다.

변산해수욕장은 양빈사업을 해서인지 그나마 나았고 고사포해수욕장과 모항해수욕장 순으로 자갈화 현상이 심각해 보였다.

격포해수욕장은 해수욕장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울퉁불퉁한 자갈과 암반이 해변을 대부분 잠식하고 있었다.

이 같은 모래 유실 현상은 매년 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모래 유실 원인으로 기후변화 및 인공구조물설치 등으로 보고 있지만 부안지역의 경우 새만금사업에 따른 부작용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를 비롯한 부안군관계자, 지역 정치인, 주민들은 “새만금 방조제가 건설된 이후 조류의 흐름이 바뀌었다”며 부안해안가의 모래 유실의 근본적인 원인은 새만금사업에 따른 악영향으로 확신하고 있다.

감사원 또한 새만금사업이 부안해안가의 침식 및 모래유실의 원인으로 판단해 지난 2011년 6월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에 변산해수욕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침식 및 모래 유실 현상 방지를 위해 양빈사업 등을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새만금사업단은 감사원의 이 같은 요구에 따라 2011년부터 매년 2억 5000여만원을 들여 변산해수욕장의 침식 및 모래 유출 방지를 위한 양빈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양빈사업을 변산해수욕장 한곳에만 펼친다는 점이다.

부안군 및 관련기관, 지역주민들은 “부안지역 해수욕장의 모래유실 현상은 새만금사업에 따른 부작용 때문”이라며 “부안지역 모든 해수욕장의 양빈사업을 새만금사업단이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안지역 해수욕장 5곳 중 변산·모항·위도해수욕장은 부안군이 격포·고사포해수욕장은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가 관리하고 있다.

다만 해수욕장 개장기간만큼은 부안군이 모두 관리한다.

관리기관만 따지면 변산·모항·위도해수욕장은 부안군이 격포·고사포해수욕장은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가 양빈사업을 비롯한 모래 유실 및 침식 방지대책을 마련해 실시하면 된다.

그러나 이들 기관 간 셈법이 달라 문제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부안군은 예산부족으로 양빈사업은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임시방편으로 각 해수욕장에 있는 비교적 큰 자갈 등을 제거하면서 새만금사업이 원인인 만큼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공원 측은 예산부족 및 해수욕장 이란 이유로 해수욕장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적용시켜 사실상 그 책임을 부안군에 떠넘기고 있다.

한 관광객은 “격포해수욕장은 채석강 등이 위치하고 있어 자연경관은 빼어난 반면에 해변에 자갈이 많아 해수욕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며“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만큼 해변 백사장에 모래 등을 보충해 해수욕객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안=김태영기자 kty5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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