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명 관객 방문 추산돼 판소리 다섯바탕-더블빌 대표 프로그램 '자리매김' '음악의집' 공간활용 한몫 "수요맞춤형 공연 부족해"

전주세계소리축제가 24일 막을 내렸다.

‘때깔나는 소리’란 주제로 열린 올해 축제는 170여회의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진행됐으며, 특히 공연과 현대적 미디어의 접목, 국내외 음악 장르를 넘나드는 협연 등이 관심을 모았다.

축제가 펼쳐진 소리전당 곳곳은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축제분위기를 상승시켰고,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행사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올해 소리축제를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축제의 안정화

올해 소리축제는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소리축제측에 따르면 23일 현재 12만4,000여명이 소리전당을 찾았고,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총 16만,5000여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했다.

유료객석 점유율 역시 23일 기준 84.1%로 지난해 86%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지만 마지막날 공연까지 합하면 비슷한 수치가 예상되고 있다.

유료관객 수 역시 9,344석으로 작년과 비슷한 추이다.

이같은 결과는 소리축제가 최근부터 시도했던 프로그램들이 이제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는 평이다.

판소리 다섯바탕과 더블빌 공연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인 판소리 다섯바탕은 모악당 특별무대에서 진행이 되면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 역시 모악당에서 진행된 판소리 다섯바탕은 판소리 마니아들의 발걸음을 유도하면서 대표 프로그램을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더블빌 역시 첫 선을 보인 4년 전에 비해 안정적 운영을 했다는 평이다.

초창기 더블빌 공연에 대한 기본틀을 구성하는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다양한 월드뮤직이 한국의 음악과 함께 선보이며 평소 접하기 힘든 음악을 소개하는데 일조했다.

편백나무 숲 역시 지난해 호평을 받았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도 소리축제만의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또 올해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눈에 띠였다.

소리축제에 앞서 7일부터 진행된 어린이 미디어 체험전시를 비롯해 축제 기간엔 명인홀에서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또 유휴공간을 이용한 탈춤배우기, 가야금 배우기 등의 교육프로그램은 많은 어린이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여기에 개막공연을 축제 최초로 방송 생중계를 진행해 안방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공간의 활용도

올해 축제는 소리전당의 공간 곳곳을 적절하게 활용했다는 평이다.

편백나무 숲 뿐 아니라 음식과 기념품 등 판매부스가 줄을 이었고, 소리전당 입구 분수대에 마련된 레드콘 음악창작소는 기대했던 이상의 평을 받았다.

작년 처음으로 진행된 더블스테이지는 연지홀 앞에서 모악당 앞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했다.

작년보다 좀 더 규모를 키우고 소리전당 중심에 위치해 있어 소리축제의 다양한 콘텐츠를 집중력 있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 처음 만들어진 음악의집은 신의 한 수였다.

지난해 편백나무 숲이 예상외 호응으로 부각됐다면 올해는 연지홀 앞 음악의집이 단연 돋보였다.

개방적 공간 대신 임시 천막 형태로 만든 음악의집에선 더블빌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이 선보였고, 소리전당 야외에 또 다른 실내무대의 역할을 톡톡하게 해냈다는 평이다.


△아쉬운 점은?

최근 몇 년 동안 실험적이고 변화된 모습을 보였던 소리축제는 올해 그 맥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평이다.

매년 변화와 시도를 하던 소리축제의 행보로 볼 때 이례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판소리 다섯바탕이나 더블빌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반면 올해는 이를 이어갈 신규 대표적 프로그램이 눈에 띠지 않았다.

개막공연 역시 매년 해왔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TV 생방송을 제외하곤 예년과 비슷한 갈라 형식을 취해 새로운 것을 원하는 관객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

이마저도 올해는 공연 수준이 예년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는 평이 나왔다.

대형프로그램의 부재도 지적사항이다.

지난해의 경우 야외공연장에서 축제 기간 내내 펼쳐졌던 야외공연이 올해는 축소 진행됐다.

일반인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공연이 사라지면서 아쉬움은 남겼고, 축제마저 축소되는 듯한 인상도 남겼다.

또 전북지역 화가 작품이 전시된 판소리 다섯바탕은 그 의도를 살리지 못했고, 판소리 VR 체험도 당초 의도를 채우지 못했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올해 축제는 그동안 시도했던 프로그램들의 툴을 완성한 채 디테일한 면에 신경을 썼다”며 “다양한 공간의 개발로 프로그램 간의 차별을 뒀고, 전통에 현대적 의미를 가미해 더욱 넓은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올초에 계획했던 것이 일정부분 성공을 거뒀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더 나은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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