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월 ‘전라북도 원예산업종합계획’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최종 승인됨에 따라 2018년부터 통합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산지유통종합계획」과 과수육성을 위한 「과수산업발전계획」, 일정규모 재배면적 이상의 「주산지(밭작물) 계획」이 통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원예산업종합계획의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도단위 산지유통주체간 연계, 생산과 유통의 연계과정에서 엄격한 룰을 적용하고 운영관리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 운영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본다.

규범적, 당위적으로 산지유통 주체의 협력체계 참여를 독려하겠지만, 경제적 실익 관점에서 참여범위가 결정될 수 있는 연계시스템 참여이익 모델도 구체화해야 한다.

산지조직화에 대한 협동과 이탈의 경제적 판단은 게임이론을 응용해 이해할 수 있다.

게임이론은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폰 노이만에 의해 탄생한 응용수학이 한 분야로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예측할 수 있도록 이론화 한 것이다.

미국 수학자 존 내시의 ‘죄수의 딜레마’는 협력할 때 서로 가장 이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불리한 상황을 선택하게 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농업분야 산지조직화도 공동출하 등 협동전략을 선택하는 게 전체적으로 이익이다.

그러나 개별 1개 조직이 이탈을 선택하면 이탈조직에게 더 큰 이익이 발생하고, 나머지 협력을 유지한 조직들의 손해가 발생하는 시나리오가 있을 경우 개별 산지조직은 협력을 선택할까? 아니면 이탈을 선택할까?협력이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것을 알지만, 상호 신뢰가 부족하고 개별조직 관점에서 협력보다 이탈의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양자를 비교해 이탈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판단이 1개 조직이 그치지 않고 모든 조직이 이탈을 판단하게 된다면 산지조직화 자체는 와해될 수 밖에 없다.

게임이론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산지조직들은 전체적으로 협동이 이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개별입장에서 이탈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시군단위를 넘어 도단위 조직화로 확대되는 것은 쉽지 않다.

산지조직들의 규범적 판단을 기대하기 보다는 상호협력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는 제도를 작동시킬 필요가 있다.

제도화의 한 예로 원예산업종합계획 이행 평가시스템을 도입을 통해 참여주체 각각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실시하고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부여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시군 원예산업발전협의회가 전라북도 원예산업발전협의회에 분기별 이행결과를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전라북도 원예산업발전협의회는 시군별 부진성과에 대한 개선방안을 수시로 권고해야 한다.

또한 도 단위 사업시스템의 문제점과 그 원인에 대해서는 원예산업발전협의회 차원에서 참여주체 의견수렴과 전문가그룹의 자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조직화 달성률, 생산기반 조성, 통합마케팅 실적, APC 취급률 등 연차 이행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도지특, 도비사업 관련 생산·유통 지원사업비의 차등적용, 우수 시군 및 참여주체 시상, 우수사례 홍보 등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다만, 일률적인 절대적 지표보다는 지역여건을 고려한 상대적 평가지표를 도출하고 적용하는게 과제라 할 수 있다.

전라북도는 열악한 원예산업 기반 하에서 도 자체적으로 추진한 통합마케팅조직육성사업을 통해 원예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전라북도 원예산업종합계획은 통합적 접근, 생산·유통의 연계, 시군간 연계가 강화되었기 때문에 삼락농정을 견인하는 구체적 실행계획이 될 것임을 기대해 본다.

/지역농업네트워크 협동조합 최문식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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