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직원 홀로이주-비싼 임대료··· 꿈 꺾이고 추락
公직원 홀로이주-비싼 임대료··· 꿈 꺾이고 추락
  • 최홍욱
  • 승인 2017.10.09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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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연 입주 12개기관 이전 완료 기혼자 49% 단신이주 주말 텅텅 중심상가 1층빼곤 안나가 거래뚝 농진청만 시설개방 교류 외면해 기금본 중심 금융타운 희망걸어

지난 9월 한국식품연구원이 전북혁신도시에 둥지를 틀면서 예정됐던 12개 공공기관들이 모두 이전을 마쳤다.

지난 2013년 7월 지방행정연수원이 첫 테이프를 끊은 뒤 4년 3개월만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6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이전 방침을 발표한 때부터 무려 14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전북혁신도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또한 많았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이전했지만 전북혁신도시에 거는 도민들의 기대와 달리 상업지구에는 공터와 빈 상가가 남아있고 저녁시간에는 유동인구조차 찾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주말만 되면 유령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공공기관의 이전을 마치자 ‘혁신도시 시즌2’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혁신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전북지역에서 기대하는 ‘시즌2’의 모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전북혁신도시 논란의 중심에 서다

정부가 혁신도시 후보지 11개 시도에 대한 입지선정 작업이 마무리했던 지난 2005년 12월 전북혁신도시에는 13개 공공기관이 결정됐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지적공사, 농업과학원, 작물과학원, 농업생명공학연구원, 농업공학연구소, 원예연구소, 축산연구소, 한국농업전문학교, 지방혁신인력개발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등이었다.

또 2007년 3월에는 농촌진흥청 본청이 국무회의 심의를 통과하며 공공기관이 아닌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이전을 확정지어 14개 공공기관으로 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북혁신도시가 ‘논란’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다.

그러나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이 추진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다소 중첩된 업무를 수행하던 두 기관의 통합은 1990년대부터 논의되던 일이었다.

2002년에는 정부주도의 공청회가 열리는 등 자주 수면 위로 논란이 떠올랐으나 두 기관의 반대로 좌절됐었다.

2008년 논란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한국토지공사는 전북혁신도시로 대한주택공사는 진주혁신도시로 이전이 확정된 상태라 지자체간 갈등이 폭발하고 말았다.

정부는 두 지자체 입장을 반영해 먼저 두 기관이 각각의 혁신도시로 이전한 뒤 법인을 통합해 사업영역을 나누는 방안이 나오면서 갈등을 봉합하는 듯 했지만 2009년 10월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이에 전북도는 사장 등 주요임원을 전북혁신도시로 두는 분할이전을 요구했고 경남도는 진주혁신도시로 완전 이전을 추진했다.

당시 경남도는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면서 이에 대한 보상으로 일괄이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북도는 말 그대로 ‘사활’을 걸었다.

2011년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삭발까지 감행하며 정부의 분산배치 원칙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지만 결국 진주혁신도시로 일괄이전을 결정했다.

당연히 전북도민들의 반발은 거셌다.

정부는 진주혁신도시로 이전이 예정된 국민연금공단을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다고 밝혔지만 한국토지공사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진주혁신도시에 이전할 국민연금공단에는 핵심인 ‘기금운용본부’가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의 반발을 인식한 듯 기금운용본부를 서울에 남기지 않고 함께 이전이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또 다른 논란의 씨앗이 됐다.

기존 계획이 변경되는 바람에 국민연금공단이 서둘러 전북혁신도시에 사옥부지 매입 등을 추진했지만 약속했던 기금운용본부는 움직일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당시 여권에서는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불씨를 지피며 서울 잔류에 무게를 실어주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기금운용본부 청사 착공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별도 공사화 주장이 높아지는 모양새를 갖췄다.

또 2015년 청사 착공이 됐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올해 2월까지 공사화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았으나 전북혁신도시로 전원 이전이 완료됐다.

이로서 올해 9월 한국식품연구원 이전을 마지막으로 논란이 많았던 전북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이전은 마무리됐다.

현재 전북혁신도시 입주공공기관은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등 산하기관과 한국농수산대학, 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국민연금공단, 대한국토정보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 12개 기관이다.


△주말이면 ‘유령도시’

전주와 완주의 9천852㎡에 이르는 면적이 전북혁신도시로 탈바꿈했다.

2008년 3월 공사를 착공한지 7년여만인 2015년 12월 완공된 혁신도시는 1조5천229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됐다.

6월말 현재 2만6천800명이 살고 있으며 이전 기관은 이제 12개로 이전기관 인원만 5천299명에 이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가족동반 이주율이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이전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6월말 현재 38%에 불과하다.

2005년 정부 예상치인 8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혼자 가운데 49%가 단신이주자로 주말부부 생활은 선택한 것이다.

이 때문인지 혁신도시는 여전히 도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 이후 잠깐 거리가 북적이지만 늦은 저녁에는 인적이 드문 상황이다.

또 주말이면 ‘유령도시’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혁신도시의 상업지역에는 아직 건물이 올라가지 않은 빈터가 군데군데 남아있으며 중심상가로 꼽히는 농협과 국민은행 사이의 기지로에 있는 건물 1층에만 상점이 있을 뿐 2층과 3층 등 대부분 건물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으로 도배되어 있다.

이런 현상은 미흡한 정주여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비싼 임대료로 인해 다양한 업종이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데다 대형마트도 없는 상황이다.

아이들의 교육환경도 부족하고 전주와 완주에 걸쳐 개발된 전북혁신도시 특성상 모호한 행정구역의 경계도 한 몫하고 있다.

혁신도시 이전 기관들도 지역민과의 교류가 부족해 말 그대로 따로 노는 형상이다.

이전 기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농촌진흥청의 시설들이 지역주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을 뿐 다른 기관들은 1회성 교류행사에 그치고 있다.

또 법원과 검찰청 등이 들어서는 만성지구와 함께 혁신도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여의지구 개발이 무산되면서 ‘미니 신도시’의 부푼 꿈이 좌절됐다.


△혁신도시 시즌2에 거는 기대

2005년 당시 정부가 밝힌 공공기관 입지선정에서 진주혁신도시로 결정됐던 국민연금공단이 전북혁신도시 시즌2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논란이 많았던 기금운용본부를 핵심으로 전북혁신도시에 ‘금융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이 제시됐다.

세계 3대 기금으로 꼽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550조원이 넘는 연기금이 운영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의 자산운용사들이 국민연금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이들의 지점과 관련 기관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논란으로 출발은 늦어졌지만 전북도는 ‘금융타운’ 조성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매입한 2만㎡의 부지와 내년도 상반기 추가 매입할 부지를 포함해 3만3256㎡에 전북금융센터 건립할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마련한 기본 구상안은 2027년까지 건립을 추진할 것으로 계획했으나 내년 상반기 마련되는 종합개발수립안은 2022년까지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국가예산이지만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가 새만금을 방문해 ‘금융타운’ 사업을 언급 하는 등 정부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내년도 4월 종합개발수립이 된 이후 정확한 것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금융타운 사업을 통해 고용유발은 2천300명, 도내 생산유발효과는 2천74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9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북도청 투자유치과 윤세영 금융산업지원팀장은 “증권사, 위탁 운용사 등 자산운용 관련 금융기관의 집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전북이 지닌 강점인 농생명 분야에 금융연구 기관의 투자정보를 활용한 농생명 기금 투자처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북혁신도시 글로벌 금융인력을 양성할 전초인 금융전문대학원 설립을 병행하는 등 연기금과 농생명 금융중심 도시로 특화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도 상반기. 재원조달 계획, 건물규모 등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관심이 높은 만큼 전북혁신도시 시즌2의 핵심 동력인 금융타운조성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최홍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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