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창당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호남 국회 의석을 장악했고 비례대표 투표율에서도 막강한 위력을 보였다.

총선거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을 대체할 정도의 정치 위상을 차지했다.

국민의당은 총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정치 세력 그리고 여러 지역의 탄탄한 지지로 출범했다.

중도를 표방하는 당시 안철수 국회의원의 신선한 이미지와 호남권 정치인들의 파워가 겹쳐졌고 여기에 참신한 인사들이 대거 수도권에 출마하면서 바람이 크게 불었다.

특히 안철수 의원은 높은 국민적 인기를 바탕으로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실제로 안철수와 함께 정동영, 박지원, 유성엽 등 쟁쟁한 인사들이 국민의당 돌풍을 이끌었다.

동교동계의 좌장으로 불리는 권노갑 전 민주당 상임고문 측도 국민의당에 힘을 보탰다.

이들 모두 광야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호남정치 복원’이라는 기치가 호남 그리고 출향 호남인들의 표심을 얻으면서 국민의당은 화려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난 지 1년 반이 지난 요즘 국민의당은 위기 상황이다.

한 자릿수 돌파가 버거운 정당 지지율, 대선 패배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이 당 내분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선 바른정당 분열에 이어 국민의당도 분열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호남 중진 정치인들과 안철수 세력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정읍고창 지역구인 유성엽 의원이 안 대표의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했고 정동영 의원(전주병)도 당의 대북, 안보관 등을 놓고 안 대표와 수 차례 마찰을 빚었다.

전북뿐만 아니라 광주전남권에서도  박지원  의원 같은 핵심 인사가 안 대표를 비판하고 있다.

이들이 안 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연대론, 시도당 및 지역위원장 일괄사퇴론,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한 인식 등이다.

안 대표 측은 정치이념이 상반되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밀어붙이다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자 정책연대, 선거연대로 한 발 물러섰다.

시도당 및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중앙당 당직자의 도당 사무처장 발령 건도 대표 리더십 문제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추진과 관련해 안 대표가 과거에 대한 복수라고 말한 대목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당 내에선 다양한 의견이 표출돼야 하고 격론도 펼쳐져야 한다.

과거 DJ, YS, JP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 ‘군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DJ 정도의 권위가 없는 상태에선 독주 리더십이 힘을 받기 어렵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미 한국 정치 문화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같은 ‘화합의 리더십’이 득세하는 시대로 들어섰다.

지난 2016년.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형성하겠다며 출범했다.

그러나 총선 후 불과 1년 반 만에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국민의당이 지금의 당 내분을 잘 수습하면 다행이겠지만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면 결국 분당으로 이어질 것이다.

2016년 어려운 순간에 한솥밥을 먹었던 동지였던 만큼, 만일 결별하게 되더라도 막말과 지나친 비난은 삼가해야 한다.

상처가 많으면 양 측 모두 회생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헤어질 때 깔끔하고, 돌아서는 뒷모습이 멋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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