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색창연 천년사찰 멋스러움에 반하다
고색창연 천년사찰 멋스러움에 반하다
  • 류우현
  • 승인 2017.11.08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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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미륵신앙 성지 금산사
후백제 견훤 금산사 위폐
템플스테이 365일 운영
소설 '숨은꽃'의 무대 귀신사
다산-풍요 기원 남근석 눈길
불교-민간신앙 어우러져
해발 72m 진봉산 망해사
낙서진-법당 벼랑위 세워져
서해 붉게 물들인 낙조 일품

단풍이 물들고 바다가 보이는 천년사찰 로 떠나볼까  
 

▶금산사

모악산 남쪽 자락에 자리 잡은 금산사는 호남 미륵신앙의 성지이다.

금산사는 599년(백제 법왕원년) 나라의 평안과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기 위하여 작은 규모의 사찰로 창건되었고, 766년(통일신라 혜공왕 2년) 진표율사에 의해 중창되면서 미륵신앙을 대표하는 사찰이 되었다.

금산사의 역사는 한반도 역사의 크고 굵은 사건들과 함께 한다.

후삼국시대인 935년, 후백제의 견훤이 금산사에 유폐된 사건은 익히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임진왜란(1592년, 선조 25년) 당시 위기에 처한 나라와 백성을 지키려는 뇌묵처영 스님을 중심으로 승병 훈련장으로서 기능하였다.

수많은 승병들의 헌신에 의하여 임진왜란 당시 금산사는 재난을 겪지 않았지만, 정유재란(1597년, 선조 30년) 때 왜군들의 보복으로 인하여 불타고 말았으며, 이후 인조 13년(1635년) 수문대사에 의해 재건되었다.

금산사에는 국보 제62호 미륵전을 포함한 여러 문화재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 보물 제26호인 방등계단에 생육신 김시습이 앉아 남긴 시가 한 수 전해진다.

  구름 기운 아물아물, 골 안은 널찍한데, 엉킨 수풀이 깔린 돌에는 여울소리 들려오네.

중천에 별들은 금찰(금산사)을 밝히는데, 밤중에 바람과 우레가 석단(방등계단)을 감싸 도는구나.

낡은 짐대엔 이끼 끼어 글자가 희미한데, 마른 나무에 바람 스치니 저녁 추위가 생기누나.

초제에서 하룻밤 자고 가니, 연기 속 먼 종소리에 여운이 한가롭지 않다.

  한편, 금산사는 1,700여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사찰에서 불교의 생명존중사상과 자연친화적인 한국의 생활문화를 체험해보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1년 365일 운영하고 있다.

 

▶귀신사

금산사에서 나와 전주 방향으로 향하다보면, 얼마 가지 않아 귀신사가 보인다.

‘귀신사? 죽은 사람의 혼령을 말하는 그 귀신을 의미하는 것인가?’ 싶은 생각에 간담이 서늘해지면서도 과연 어떤 곳일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름이다.

그러나 돌아올 귀(歸) 자에 믿을 신(信) 자를 사용한 그 이름은 “돌아와 믿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양귀자의 소설 『숨은 꽃』(1992년 이상 문학상 대상)의 무대이기도 한 귀신사는 소설 속에서 ‘영원을 돌아다니다 지친 신이 쉬러 돌아오는 자리’라고 표현되고 있다.

귀신사에는 서쪽을 향해 엎드려 있는 사자상이 있는데, 등 위에 남근 모양의 석상이 있어 눈길을 끈다. 남근석과 관련하여원래이곳이 풍수 지리적으로 음기가 가득한 곳이라 그 기운을 누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남근숭배사상이 담긴 남근석이 사찰에세워졌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불교와 민간신앙이 어우러지는 과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망해사

해발 72m의 진봉산 기슭에 자리 잡은 망해사는 절이 서해의 섬들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있고, 망해사 전망대의 진수는 서해를 붉게 물들이며 수평선 너머로 지는 황홀한 낙조를 바라보는 것이다.

만경강 하류 서해에 접하여 멀리 고군산 열도를 바라보며 자리 잡고 있는 망해사는 642년(백제 의자왕2년)에 부설거사에의해창건되었다. 

묘화, 심월 등의 고승들이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전해진다.

바라볼 망(望) 자와 바다 해(海) 자를 사용한 망해사는 이름 그대로 진봉산 고개를 넘어 깎은 듯이 세워진 벼랑 위에서 망망대해를 내려다보고 서 있다. 또한 바다를 향해 거의 한 줄로 낙서전(樂西殿), 법당, 종루, 청조헌(聽潮軒) 등이 늘어서 있다.

망해사라는 절 이름을 비롯하여 낙서전과 청조헌도 모두 바다를 보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곳이라는 시적인 뜻을 담고 있다.

/김제=류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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