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주일 연기··· 수험생 반응 엇갈려

학부모 일정차질 '노심초사'
일부학교 정상수업 강행도

“수능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지금은 ‘일주일만 더 고생하자’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어요” 16일 수능연기로 인한 수험생들은 평온을 찾고 있었다.

이날 3학년만 등교한 전주고등학교는 평소처럼 차분한 분위기로 자율학습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 학교 학생 이모군은 “오늘로 모든 게 끝난다고 생각했다가 일주일 더 기다려야 한다니 힘이 빠졌다”며 “하지만 그래도 일정에 맞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 김모군은 “처음에는 리듬이 깨졌다면서 화를 내는 친구도 있었지만 수능이 연기돼 공부할 시간이 늘었다며 좋아하는 친구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수능 연기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반면,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선다.

한 학부모는 “무엇보다 갑작스런 수능연기로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가족들 모두가 말 한마디 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수능 연기로 이후 대학별 수시 일정까지 틀어지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며, “혹시 일정이 바뀌어 시험 준비하는데 차질이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 뒷바라지를 일주일 더 해야 하는 입장에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아울러 이날 등교한 학교를 두고 일각에서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휴업 지시를 어기고 정상 수업을 강행한 것에 대한 비난도 있었다.

전북지역에서 정상 수업을 한 학교는 전주 상산고와 전북외고 등 9곳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 지시를 내렸는데도 무시했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이날 등교한 한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요청도 있었지만 불안한 마음일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등교를 결정했다”며,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학생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갑작스런 수능연기로 PC방과 노래방은 이날 오전부터 학생들로 붐비기도 했다.

전주의 대부분 PC방은 아침부터 몰려온 학생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한 PC방 업주는 “오전은 평소 일반 손님도 거의 없는데 오늘은 수능 때문인지 아침부터 학생들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자주 찾는 노래방과 만화방도 상황은 같았다.

전주 구시가지의 노래방은 낮부터 만원이었고 만화방도 오전부터 학생들로 가득 찼다.

한 노래방 업주는 “평소 저녁과 주말에만 학생들이 많이 오는데, 오늘은 이른 시간부터 학생 손님들로 방이 꽉 찼다”고 설명했다.

/유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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