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선정됐지만 2019년부터 가동
지원자↓ 의료진구성 어려워
전환시스템-헬기장도 부족

도내에서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하면 마땅히 치료받을 곳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북한 귀순 병사를 살려낸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의 호소로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1월 원광대학교병원이 권역외상센터 지원 대상기관으로 선정됐지만 센터 준공이 내년말로 예정돼 본격적인 가동은 2019년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외상센터가 개소해도 충분한 의료진을 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내 의료계에 따르면 외상센터에는 외상외과 외에도 정형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등 분야별 전문의들이 구성돼야 하지만 지원자가 적어 온전한 외상센터 의료진을 구성하기 어렵다.

도내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힘들고 보상은 적기 때문에 애초 관련과를 지원하지도 않고 전문의가 있어도 더 편하고 보상이 크게 뒤따르는 개원 등을 선호하지 외상센터에 지원하는 전문의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도 “외상센터 의료진을 구하기 어려운 것은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라며, “그나마 이번에 사회적으로 부각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경우 상황이 좋은 편에 속한다. 지방으로 갈수록 더 열악하고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국종 교수도 여러 언론을 통해 “감염 위험에 노출된 채 격무에 시달리지만 병원으로부터 적자 책임을 추궁 당한다”고 토로한바 있다.

이에 정부는 건강보험 급여체계 개편과 인력지원 확대 등 제도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국회도 이른바 ‘이국종 예산’ 증액에 여야 막론하고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와 학계는 사회안전망의 기능을 하는 외상센터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땜질식 예산 지원만으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도 여론의 관심을 받을때는 예산을 일부 늘리고 대책도 내놨지만 관심이 수그러들면 다시 방치돼 왔다는 것.

게다가 도내 대표 종합병원인 전북대병원마저도 권역외상센터가 아닌 권역응급의료센터이다.

이에 대해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곳”이라며, “이에 비해 응급의료센터는 종합적으로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곳이기에 외상센터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할 경우 도내에서 전문적으로 치료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타 지역 외상센터와 협업이 중요하지만 이마저도 아직까지 체계화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도내에 권역외상센터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할 경우 인근 지역 외상센터로 환자를 보내는 게 현실적인 대안인데, 이런 전환시스템도 아직까지는 미흡한 점이 많다”며, “심지어 환자를 실어 나르는 헬기가 내릴 곳조차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유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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