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희양 사망사건과 관련한 인면수심의 전 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동안 알려진 검경의 조사를 종합해 보면, 이들은 지난해 1월 25일 생모로부터 준희양을 데려와 완주군 한 아파트에서 키우기 시작했고, 말을 듣지 않고 밥을 제때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말부터 준희양을 폭행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훈육 차원에서 30㎝ 자로 몇 대 때리는 수준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폭행 강도가 세졌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은 발로 준희양 무릎과 발목, 등을 여러 차례 밟았고, 발목 상처가 덧나 대상포진으로 번졌다고 한다.

준희양 발목에서 고름이 줄줄 흘러 거동조차 어려웠지만, 이들의 폭행을 멈추지 않았고 병원조차 데려가지 않았다고 하니 과연 이들이 사람인지 의심케 한다.

최근에는 국과수 부검 결과도 이들의 범행을 지목했다.

준희양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러지고 여러 차례 외부 압력이 가해진 정황이 드러났던 것.

당시 준희양은 고통을 호소한 뒤 의식불명 상태가 됐고, 고씨 등은 지난해 4월 27일 오전 2시께 숨진 아이를 야산에 매장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고씨와 이씨는 생모와 이웃이 준희양 행방을 물을 것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8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 당일 이씨는 최근까지 준희양을 양육했다는 흔적을 남기려고 '증거 조작'도 감행했다고 한다.

바로 준희양의 생전 머리카락을 김씨가 거주하던 덕진구 우아동 원룸 곳곳에 뿌려 놓았던 것이다.

경찰의 증거물 취채에 대비한 것이었다.

이들의 치밀한 범죄행각은 여느 범죄와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르다는 개인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회에서 만나 그저 알고 지내는 지인들간 이뤄진 모의 범죄가 아니다.

이들은 딸을 피해자로 둔 친부와 친부의 동거녀, 그리고 동거녀의 친모 등 가족이라는 혈현 관계의 특수성을 띈다.

인면수심의 금수만도 못한 가족의 탄생인 것이다.

더욱이 지속적인 구타와 암매장 등 잔혹한 행위, 증거물 채취에 대비한 머리카락 등 증거조작과 말맞추기, 가출신고라는 거짓 실종신고와 은폐, 알리바이 등은 흡사 가족구성체에서는 보기 드문 치밀성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가족 범죄에 대한 정밀한 범죄학적 분석 뿐 아니라 법의학적, 사회학적, 생태학적 관점 등 다양한 분석도 함께 제시돼 우리사회를 꾀뚫는 변화의 흐름을 가늠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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