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정읍-순창-남원-고창
추운날씨 효과 없는 산성제
롱라이프 등 보급-전량 소진
도 "전수조사해 조치 취할것"

전북지역 조류인플루엔자(AI)가 매년 발생하면서 인력과 장비, 예산 등을 쏟아 붓고 있지만, 일부 시군은 여전히 물 소독제를 사용하거나 농가에게 공급한 것으로 파악돼 비난을 사고 있다.

28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올 장수·순창군이 가금류 사육농가에 공급한 소독제를 분석한 결과, 기온이 낮으면 효과가 미흡한 산성제 소독제를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수군은 금강티에스 생산한 롱라이프를, 순창군은 ㈜소프트아쿠아가 생산한 노프러블럼액을 가금류 농가에게 일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독제는 산성제 제품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일부 산성제 제품들이 기온이 낮아지면 AI 바이러스를 사멸시키지 못한다고 언급해 왔다.

기온이 0℃ 이하로 떨어지면 소독제로써 효과가 미미해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장해 왔다.

특히 AI 발생은 철새가 주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철새는 대부분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겨울철에 머문다.

농가소독 역시 겨울철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AI 방역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 제품들의 사용을 최소화거나 배제시켜야 합리적이다.

그러나 일부 시군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사실상 물 소독제를 농가들에게 공급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돼 왔다는 점이다.

도는 검역본부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AI 바이러스 사멸에 효과가 미흡한 29개 소독제 제품을 공개했다.

공개된 제품들은 산정제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계면활성제, 알데하이드, 그리고 일부 산화제 등이 포함돼 있다.

공개된 제품들과 지난해 14개 시군에서 구입한 소독제를 비교한 결과, 다수 시군이 이 소독제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군에는 AI가 반복적으로 출연한 김제시와 정읍시가 포함됐다.

그 외 장수군과 순창군, 남원시, 고창군 등이 사실상 물 소독제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매금액은 모두 수천만 원을 넘고 있다.

이 시군들은 소독제를 구매한 후 뒤늦게 사실을 파악하고 환불 조치하거나 제품을 교환했지만, 일부 시군은 이미 전량을 소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실상 일부 시군은 효과가 없는 소독제를 농가에게 공급하고, 방역활동도 진행됐다는 의미다.

이처럼 수년 동안 AI 반복적으로 출연하면서 수천억 원의 공적자금과 장비, 인력 등이 투입돼 왔다.

하지만 일부 시군은 기본적인 사용 가능한 소독제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도는 시군별로 현황을 파악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일부 시군이 효과가 미흡한 소독제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 만큼 제품에 대해서는 교환과 환불조치를 하겠다”면서 “전수조차를 통해 사용 중인 소독제 등을 모두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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