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기색을 보인 강아지
이용객이 발견 사진과 함께
SNS에 글올려 이슈로 부상
부실한 관리-환경개선 지적

전주 시내 한 대형할인마트에 설치된 애견보관함에 애견이 장시간 동안 방치됐다가 뒤늦게서야 연락을 받고 견주가 찾아간 일이 알려지면서 동물 학대-보호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비좁은 사각 보관함에 애견을 장시간 가둬 두는 것은 동물학대로 보는 시각과 애견인을 위해 필요한 동물보호 편의시설이라는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5일 한 견주가 대형할인마트 애견보관함에 애견을 무려 9시간이나 방치한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동물 학대-보호’을 둘러싼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18일 경찰과 해당 할인마트 등에 따르면 당시 견주인 A(32)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애견보관함에 애견을 두고 장 보러 들어갔다.

이렇게 시간이 흐른 뒤 오후 2시경 애견보관함에서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는 강아지를 발견한 한 마트 이용객은 이날 네이버 카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을 통해 '애견보관함에 든 강아지가 방치돼 있다. 4시간을 기다려도 견주가 오지 않는다'는 글을 인터넷 상에 올리면서 뜨거운 이슈거리로 치닫았다.

당시 마트 이용객이 이 같은 상황을 목격하고 함께 첨부해 올린 애견보관함 사진에는 말도 못하는 동물이 비좁은 공간에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애견의 절규마저 들리는듯 했다 목격자는 이어 '마트 측에서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강아지는 불안에 떨고 있고 물도 사료도 먹지 못하고 있다'고 글까지 올려 적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던 가운데 대형할인마트 관계자는 결국 오후 7시 38분께 경찰에 신고했고, 애견주인 A씨에게 전달되면서 뒤늦게 애견을 찾아 가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이에 대해 A씨는 “잠시 마트에서 장을 보기 위해 강아지를 보관함에 뒀는데 갑자기 회사에서 급한 연락이 와 급히 충남 서천에 다녀오는 바람에 이처럼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장시간 애견 방치는 '동물 유기'라는 논란과 함께 대형할인마트의 부실한 관리마저 지적하는 여론까지 흘러 나왔다.

도내 동물인권단체 한 관계자는 "이처럼 비좁은 공간에다가 애견을 방치하는 일은 동물학대가 분명하다. 하지만 애견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대에 대형마트에 애견보관함 설치의 필요성도 절대 간과할 수 없다”면서 “대형할인 마트 측은 애견보관함 규격을 넓히거나 보관 시간도 제한하는 등의 적절한 운영으로 개선돼야 하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겨울에는 난방을 해주는 등 적정한 환경 개선의 의지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해당 마트 측은 이 같은 소동이 발생한 다음 날부터 애견보관함을 이용하려는 견주들에게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받는 등 개선 운영 후속책을 내놨다.

해당 마트 관계자는 "애견보관함은 애견인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시설인데 이런 일이 발생해 당혹스럽다”면서 “앞으로 애견보관함에 애견을 장시간 방치하지 못하도록 견주들에게 개인정보를 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보관함 규격을 넓히는 방법 등도 고려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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