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세계 46개국 최다 상영작 246편(장편202편 단편 44편)을 볼 수 있다.

아시아, 유럽, 남미, 미주 등 다양한 세계의 영화들 중 어떤 영화를 관람할지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영화제의 밥상을 차린 김영진, 장병원, 이상용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 이학준 감독 ‘굿 비즈니스’JCP 상영작인 영화 굿비즈니스는 탈북자를 돕는 김성은 목사와 그 주변의 브로커들의 이야기다.

북한고아복지법이 통과되면서 생기는 일련의 사건들을 카메라에 차곡차곡 담고 있다.

‘굿 비즈니스’ 이야기의 가장 큰 본질은 돈이다.

우파, 좌파의 이념적 대립이 아닌 돈의 이해관계에 얽힌 사건과 사람을 쫓아간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이념적 현상까지 포괄하하며 돈을 중심으로 배신과 음모, 인간들 사이의 드라마를 유기적으로 전개한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 정의신 감독 ‘야키니쿠 드래곤’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은 한일합작 연극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오사카 간사이 공항 근처 철거촌에 사는 재일동포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자 엄청난 상처를 품은 사람들의 모습이 왁자지껄하게 그려진다.

현재 한국 정서에는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가족주의, 차별 받는 재일동포의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싸우고, 지지고 볶는 떠들썩한 기운 속에서 화해하고 치유가 되어 가는 과정을 배우들이 맛깔난 연기로 표현하며 보는 내내 생활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 장병원 프로그래머 : 훌리아나 안투네스 감독 ‘바로네사’여성의 목소리에 집중한 영화 ‘바로네사’는 일상을 위협하는 마약 밀매 환경에서 벗어나려 분투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다.

브라질 벨로 오리존치의 슬럼가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치열함을 볼 수 있으며, 그들이 직면한 현실을 따라 현재 우리 사회에 도사리고 있는 혐오와 위협의 문제들을 상기시킬 수 있는 작품이다.


▲ 이상용 프로그래머 : 무아야드 알라얀 감독 ‘사라와 살림에 관한 보고서’팔레스타인 남자와 이스라엘 여자가 불륜관계로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전형적인 멜로드라마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룬 영화로 주변 정치적 상황과 얽히게 된 두 주인공의 상황을 보여준다.

그들은 생명에 위협을 받거나 폭력을 당하는 과정을 영화에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뻔하고 통속적인 멜로 장르에 사회적 이슈를 담아냈다.

사회적 이슈를 영화적으로 끌어안은 품새가 남다른 영화 ‘사라와 살림에 관한 보고서’는 현실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예리함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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