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 '레모네이드'-'상속녀'
정치-경제-사랑 복합주제 영화들

한국경쟁작 올해는 다큐 없어
한국단편 응모작 900여편 치열

회귀
레모네이드
내가사는세상
캡슐커피

경쟁부문의 영화들은 시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분화된 취향을 수용하는 태도와 도전적 정신이 담겨있다.

올해 한국경쟁은 출품작 94편 가운데 10편이 본선에 올랐고, 한국단편경쟁은 900편에 육박하는 작품이 응모됐다.

그 중 21편이 선정돼 스크린에서 관객과 만난다.

국제경쟁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새로운 영화 10편을 선보인다.


▲국제경쟁

국제경쟁 출품작들은 개인의 일상과 사적인 어려움을 다루고 있다.

팔레스타인 남자와 이스라엘 여자가 불륜관계로 얽히며 벌어지는 멜로드라마 ‘사라와 살림에 관한 보고서’를 비롯해 루마니아 여성의 억압적인 상황을 처절하게 그려낸 ‘레모네이드’, 과거의 전쟁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 낸 ‘머나먼 행성’ 등의 작품은 현실에 잠재된 트라우마를 돌출적으로 보여준다.

정치, 경제, 사랑 등 복합적 문제를 영화로 드러내며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작품도 눈에 띈다.

영화제 아시아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상속녀’는 나이듦에 대한, 사랑과 새로운 관계를 파격적 드라마로 그려낸다.

곤경을 홀로 감당하는 여성의 비극적 현실을 담아낸 ‘바로네사’, 부모님을 찾으러 한국을 방문한 입양인의 이야기를 다룬 ‘회귀’, 여성의 떠도는 내면적 이미지를 표현한 ‘표류’ 등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우정과 사랑 사이의 갈등을 담백하게 묘사하는 ‘사이몬과 타다 타카시’, 콜라주의 미학적 형식을 앞세운 ‘남겨진 노트’와 힙합씬의 유명한 가수로 알려진 마탕기를 다루는 ‘마탕기/마야/엠.

아이.에이’ 등 젊은 감독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영화적 시도도 확인할 수 있다.

심사에는 리스본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다비데 오베르토와 한국 영화감독 방은진, 배우 권해효 등이 맡는다.

대상에게는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작품상은 1만 달러, 심사위원 특별상은 7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 한국경쟁

한국경쟁 부문은 예년과 달리 다큐멘터리가 한 편도 포함되지 않았다.

탈북민의 삶을 다룬 ‘비행’, 원전 사고 이후의 재앙적 세계를 그린 ‘낯선 자들의 땅’, 청년들에게 잿빛 세상인 한국 사회의 단면을 침착하게 파고드는 ‘내가 사는 세상’과 ‘성혜의 나라’ 등 젊은이들의 박탈감과 분노를 드러내는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또 등장인물들의 모순을 유머와 아이러니로 끌어안은 ‘귀여운 여인’, 사회적 좌절에 내몰리지 않고 궁극의 낙관주의로 묘사한 ‘졸업’도 특기할 만하다.

인물의 내성적 세계의 반향을 차분하게 관찰하는 ‘한강에게’와 ‘보이지 않는 오렌지에 관한 시선’ , 데이트 어플로 만나게 된 연인의 미묘한 관계를 그린 ‘메이트’, 현실에선 상상하기 힘든 괴짜 이야기 ‘나와 봄날의 약속’ 등 독립영화의 진화와 성숙한 발전을 엿 볼 수 있다.

한국경쟁 심사에는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활동 및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율리에타 시셸, 한국영화 ‘은교’, ‘침묵’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 등이 맡는다.

대상(1,500만원)과 CGV아트하우스상(배급지원상·창작지원상, 각각 1000만 원 등), 유니온투자파트너스상(1,000만원)을 뽑는다.


▲ 한국단편경쟁

청소년 학생영화, 이십 대 청춘들이 가장 크게 직면한 취업과 연애에 관한 영화들이 많은 한국단편경쟁은 예년과 비슷한 경향성을 보이는 가운데 흥미로운 스타일과 구성, 배우의 놀 라운 연기력, 주제의식 등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작품들을 선보인다.

총21편의 경쟁작들은 4~5편씩 묶여서 상영된다.

‘한국단편경쟁1’에는 ‘동아’, ‘난류’, ‘#Cloud’, ,‘5월14일’을 ‘단편경쟁2’는 ‘컨테이너’, ‘시체들의 아침’, ‘연희동’, ‘자유연기’가 상영된다.

‘한국단편경쟁3’에는 ‘종말의 주행자’, ‘히스테리아’, ‘364일’, ‘착한사람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 ‘단편경쟁4’는 ‘김희선’, ‘곳에 따라 비’, ‘빛나는 물체 따라가기’, ‘환불’ 등이 있다.

마지막 ‘한국단편경쟁5’에는 ‘선화의 근황’, ‘1520’, ‘미나’, ‘병훈이의 하루’, ‘인사3팀의 캡슐커피’가 속해있다.

다수의 지지를 받는 영화보다는 찬반이 크게 갈릴 수 있는 논쟁적인 영화, 일반적인 완성도와는 동떨어져 있지만 개성이 돋보이는 유형의 단편영화를 발견할 수 있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현재의 감독부문 감독상을 수상한 김대환 감독, 류현경 배우, 미국 영화감독 테드 펜드가 심사하며, 대상은 500만원, 감독상 300만원, 심사위원특별상 2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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