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주한옥마을서 열려
빛-그림-여행 등 8개 부문
프로그램 선봬 관광객 호응
차량통제 미흡에 일부 불만

‘문화재 술사의 八(팔)야심작’ 2018 전주문화재야행(夜行)이 다채로운 볼거리와 안정적인 환경으로 관람객들을 만족시켰다.

지난 25일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린 야행은 빛의술사, 문화재술사, 이야기술사, 그림술사, 공연술사, 음식술사, 여행술사, 흥정술사 등 8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주말을 앞두고 가족, 연인, 친구들이 한옥마을을 찾으며 달빛 아래 펼쳐진 조선역사의 숨결을 거리 곳곳에서 느끼며 즐겼다.

전동성당 앞 태조로에 마련된 그림술사 ‘거리의 화공’에 참여하기 위해 어른, 아이, 노인, 외국인까지 줄지어 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경기전 마당에서는 선비들이 전통 차와 다기(茶器)를 늘어놓고 함께 이야기 나눌 이들을 기다렸다.

차 한 잔의 여유를 고즈넉한 경기전 마당에서 즐기며 고단했던 일상을 치유 받는 듯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만발했다.

경기전 서문 돌담길에서는 이야기술사가 역사적 고증을 통해 풀어낸 조선왕조실록의 숨겨진 이야기와 조선시대 전주를 대표하는 그림인 전주지도, 태조어진,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관객에게 내용을 손쉽게 전달했다.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조명하는 귀한 시간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은 “전주의 역사를 쉽게 설명해줘서 이해가 빨랐다”며 “야행 프로그램 중 가장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오후 8시 경기전 광장에서 열린 개막공연은 태조 이성계가 경기전 밖으로 나와 방문객을 맞이하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방수미 명창의 소리 열전, 합굿마을의 기접놀이 퍼포먼스, 두댄스 무용단의 댄스공연, 소리애, 절대가인의 공연이 펼쳐져 큰 호응을 얻었다.

독일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은 “전주에 처음 왔다”며 “낮과 밤에 서로 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경기전이 무척 아름답고, 한국의 전통을 알 수 있는 즐거운 축제다”며 행복감을 드러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야행에 놀러온 방문객은 “어수선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프로그램 정리가 잘 된 느낌이 든다”며 “특히 이야기술사가 전해주는 전주이야기는 여타의 문화재야행과 달리 전주만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밤이 짙어 질수록 한옥마을은 관람객들이 더욱 많아졌다.

메인이벤트 공간인 경기전 앞은 물론, 서문과 동문에서 열린 공연술사들의 다채로운 무대에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또 태조로를 중심으로 알알이 수놓은 한지등은 고즈넉한 한옥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경기전 일대 거리를 수려한 빛으로 물들였다.

이밖에도 경기전 서쪽 돌담길에서 진행된 유료체험 프로그램인 한지등 만들기 체험과 실록 만들기, 해학 사주풀이, 어진탁본, 목판 인쇄 체험 등에도 연인과 가족 단위의 참여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차량통제로 불편한 일도 발생했다.

경기전 동문 입구에서 진행된 마술공연 도중 한옥마을에 들어서려는 차량으로 인해 몇 번이고 공연이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동문 입구를 둘러싼 관람객들이 공연에 흠뻑 취하거나 흥이 오를 때쯤 어김없이 등장하는 자동차들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고, 결국 몇몇 관람객들은 짜증을 내며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경기전 광장에서 진행된 ‘흥정술사’도 아쉽다는 평이다.

지역청년작가와 무형문화재 작품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경매쇼이지만 정작 작품을 사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경매쇼가 진행될수록 사회자의 공허한 말소리만 경기전 광장을 메우며 민망한 상황이 이어졌다.

전주 시민은 “좋은 뜻으로 마련한 자리인 건 알겠지만 직접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옥마을의 밤을 수놓은 문화재야행은 오는 9월 14일 한차례 더 진행된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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