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평당-무소속 견제 역할
터 잡아야 총선 해볼만해

집권 민주당 프리미엄
전국 선거전 승리 한몫
21대 총선 기반 확충 평가

6.13 지방선거의 후폭풍이 거세다.

지방선거 결과가 단순히 지방선거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차기 국회의원 총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민주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등 제도권 정당 및 무소속이 다양하게 혼재하고 있는 전북은, 6.1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2020년 국회의원 총선 판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

현역 정치인들은 물론 정치 지망생들이 전북 정치권의 향후 변화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전북 국회의원들은 6.13 지방선거 이후에 펼쳐질 중앙 발(發) 정계개편 시나리오에 관심을 쏟고 있다.

중앙 정치 차원에서 정계 재편이 시도되면 전북 정치권도 그 영향 아래 들어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평화당의 연대, 통합이 정계개편의 중심축이다.

하지만 전북을 포함한 호남은 민주당 소속의 원외위원장 세력이 막강하다.

만일 민주당 중앙당이 정계개편을 주도하더라도 호남까지 좌우할 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전북의 경우 원외위원장들의 강한 반발 등 상당한 난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주

/야권-무소속 견제세력 역할 중요/

민주당 승리로 끝난 전북의 6.13 지방선거 결과는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집권 민주당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절반의 승리만 거뒀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부분 만회했다.

물론 14개 기초단체장 중 4곳을 평화당과 무소속에게 내줬지만 광역-기초의회 다수를 휩쓸면서 지방정치행정의 말초혈관까지 장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앞으로 전북에서 야권과 무소속이 설 땅은 없다.

야권이 활발하게 움직일 여지도 별로 없다.

하지만 지방선거 결과를 달리 볼 필요도 있다.

야권과 무소속이 민주당 광풍 속에서도 선전했다는 게 중요하다.

임실과 무주에서 당선된 무소속 인사들은 선거전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강세를 보여왔고 그 추세를 본선거 투표장까지 이어갔다.

민주평화당의 성적도 의미가 있다.

평화당은 정당 지지율이 한 자리에서 벗어날 것인지가 관심사일 정도로 지역내 민심이 좋지 않았다.

‘지방선거 포기했나’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암울한 분위기였지만 민주평화당은 마지막까지 전력을 쏟았고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민주평화당과 무소속이 전북에서 일정 부분 당선자를 내면서 앞으로 견제세력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과거 전북의 정치 풍토를 보면 특정 정당 일색의 정치체제에선 전북 발전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등 야당 측은 “야권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전북 민심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견제세력이 있기 때문에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야당의 이 같은 주장이 도민들의 호응을 얻으려면 이번에 당선된 평화당-무소속이 견제세력 역할을 충실히 해 내야 한다.

야당과 무소속이 견제세력으로 자리잡아야 차기 국회의원 총선에서 대안세력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


/지역 정치인들의 성적표/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10명이다.

2020년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할 후보를 여당과 야당, 무소속으로 구분한다면 10개 지역구에서 대략 30여명이 된다.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그리고 주요 무소속 후보 등이다.

이들이 6.13 지방선거의 현역 의원 성적표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춘석, 안호영 의원은 승자의 위치에 서게 됐다.

중앙당 사무총장으로 전국 선거 승리를 진두지휘한 이춘석 의원(익산갑)은 민주당 압승으로 힘을 받았다.

익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한 게 아쉬운 대목이다.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장수)은 지역구인 무주군수 선거를 놓쳤다.

그러나 다른 3곳에서 승리하면서 지역기반을 탄탄히 다지게 됐다.

이번 선거의 핫이슈였던 KTX 혁신역사 신설 논란, 전주-완주 통합론이 안 의원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이 5명인 민주평화당은 지역구별로 분위기가 엇갈린다.

익산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조배숙 의원(익산을)은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세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당 대표로서 전국 선거에서 패했다는 점이 아쉽다.

3선의 유성엽 의원(정읍고창)은 고창군수 선거에서 이겼다.

유 의원은 선거 이전부터 “유기상 후보가 반드시 될 것”이라며 힘을 불어 넣었었다.

유 의원은 여세를 몰아 평화당의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회 전북도당위원장(김제부안)은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선 졌지만 민주당 광풍 속에서도 도내 2곳의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내는 데 총력을 다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4선의 정동영 의원(전주병)과 초선인 김광수 의원(전주갑)은 전주시장 선거에 주력했지만 민주당에 패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전북 차세대로 꼽히는 김관영 의원(군산)과 장관 출신의 정운천 의원(전주을)은 바른미래당의 중앙 성적이 참패하면서 유탄을 맞았다.

여기에다 바른미래당의 부인에도 불구, 한국당과의 통합-연대론이 계속 제기되면서 타격을 받았고 결국 아쉬움으로 남았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은 무소속 연대를 이끌면서 심민 임실군수 당선에 힘을 실었다.

남원에서 민주당 이환주 후보에게 패했지만 평화당 강동원 후보와 무소속 후보간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이처럼 선거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엇갈렸다.

하지만 민주당 광풍이 선거판을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점을 감안하면 의원별로 명암을 가리긴 어렵다.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주당 소속 원외위원장들과 차기 총선거 출마 예상자들은 힘을 받았다.

21대 국회의원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전직 국회의원들과 신진 인사들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 기초의원을 적극 지원하면서 지역 기반을 다졌다.

실제로 도내 정가에선 “전직 의원들 중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총선처럼 열심히 뛴 인사들이 많다”는 평이 나온다.

공식적으로 선거에 관여하지 못하지만 기존 조직을 가동해 민주당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

한편 민주당 성향의 총선 입지자 중에는 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 발탁을 기대하는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2기 내각에 참여하는 이가 2020년 총선거 이전에 사퇴하게 되면, 민주당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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