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日영화 감독
영상~다큐까지 총 25편 작품 8년간 총망라
저자만의 철학-윤리 앞으로 과제 담아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영화를 찍는 작가로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은 구상에서 완성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영화 자서전이다.

극영화뿐 아니라 저자의 영상 제작의 뿌리가 되는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작품까지 총 25편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영화를 찍으며 만난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 경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영화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1987년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제작사 티브이맨 유니언에 입사하여 연출 일을 시작한 저자는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환상의 빛’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후 2014년 독립하여 제작자 집단을 만들기 전까지 27년 동안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연출가로 활동했다.

이후 영화란 무엇인지, 텔레비전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하면서 진지하게 답을 찾아가고, 재현이 아닌 생성되는 것을 찍기 위해 촬영 현장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반성을 들려준다.

시대를 영화에 담는다는 문제, 그 과정에서 찾아낸 저자만의 철학과 윤리, 영화를 찍으면서 맞닥뜨렸던 곤경과 위기, 영화를 배우며 깨달은 것, 그리고 앞으로 작품을 계속해 가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솔직 담백한 태도와 목소리로 전한다.

이를 통해 20년 넘게 영화 현장에서 꾸준한 관심과 인기를 받으며 세계적인 감독이 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와 생각들을 마주하고, 자신의 작품과 함께 성숙해 간 한 인간의 따뜻한 인생론을 엿볼 수 있다.

저자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영화감독이자 텔레비전 연출가로 와세다 대학교 제1문학부 문예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제작사에 입사해 연출을 시작했다.

1995년 ‘환상의 빛’으로 감독 데뷔하기 전까지 교육, 복지, 재일 한국인 등 다양한 사회적 제재를 바탕으로 비판적 시각이 돋보이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원더풀 라이프’, ‘디스턴스’, ‘아무도 모른다’ 등에서 죽은자와 남겨진 자를 그려냈다.

또 상실과 슬픔의 치유 과정을 특유의 시각으로 보여준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를 통해 자신만의 연출적 색깔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 배우 배두나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공기인형’과 ‘하나’, ‘세 번째 살인’을 발표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소설 ‘원더풀 라이프’,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고’를 썼고, ‘걷는 듯 천천히’ 에세이집을 냈다.

올 7월 한국개봉을 앞둔 ‘만비키 가족’으로 제71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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