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씨에 사람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과·배·자두·포도 등의 과수가 햇볕에 타들어가고 있어 과원마다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높은 온도와 강한 햇볕을 이기지 못해 과수 잎이 마르거나 열매가 강한 햇살에 오래 노출돼 표피가 변색하고 썩는 햇볕 데임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실 내부에는 수분이 없어지고 퍽퍽해지는 현상인 분화질이 발생하고 저장성도 낮아지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 농민들의 마음들도 함께 타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전북지역은 지난달 21일 이후 기온은 평년보다 1.6℃ 높고 이달 11~20일까지 이어지는 중순에는 평년보다 3.5℃가 높았다.

반면 강수량은 평년보다 111.1mm나 적어 평년 대비 2.5%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올해는 봄철 저온 피해로 사과의 열매 달림이 지난해보다 15% 적었는데도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 과실 크기가 지난해보다 4.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사과에서는 열매가 제대로 자라지 않고 햇빛 데임 현상이 발생해 꽃눈 분화가 낮아졌다고 한다.

사과 주산지인 무주지역에서 조생종인 홍로 품종을 중심으로 30농가의 10ha가 햇볕 데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도 농정당국의 집계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아직 집계가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장수 등 타 지역의 피해 면적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배에서도 과육이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색깔이 검게 변하는 증상이 늘고 있다고 한다.

수확기를 맞은 자두와 포도 재배농가 일부도 폭염 피해를 입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자두와 포도는 33∼34도일 때 당도가 올라가는데 지금은 너무 고온이라 잎이 탄소동화작용을 못 해 붉게 타버리고 있다.

고온 피해를 예방하고 열매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물 공급, 그것도 미세살수를 어떻게 주기적으로 해주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살인적 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 같은 날씨에 그 노동력은 배가 되기 마련이다.

특히나 연령대가 좀 있는 어르신들의 경우 한낮의 경우 일사병 등 무더위를 피해야하기 때문에 좀처럼 관리도 쉽지가 않다.

이래저래 기록적 폭염으로 농민들의 마음도 함께 타들어 가는 요즘이다.

양질의 과수를 내놓기 위해 오늘도 과원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농가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