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과-수산물상점 제수용품
구매손님 맞이 모처럼 분주
선물용세트 판매 크게줄어
시장안 활기 찾기 힘들어

추석 연휴를 3일여 앞둔 19일 전주남부시장에 명절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몇몇 손님만 있을 뿐 한산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김현표기자
추석 연휴를 3일여 앞둔 19일 전주남부시장에 명절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몇몇 손님만 있을 뿐 한산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김현표기자

“추석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제수용품 사러 온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네요. 하지만 워낙 경기도 안 좋고 물가도 많이 올라서 추석 분위기가 이전만 못 해요. 그야말로 추석 대목은 옛말인 거죠.”

 추석연휴를 사흘 앞 둔 19일 오전 10시 전주남부시장, 지난주와는 사뭇 다르게 제수용품으로 사러 온 사람들로 오랜만에 시끌시끌하다.

여름 내내 셔터가 내려져 있었던 천변의 소형 점포 대부분도 문을 열고 저마다 손님맞이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매곡교와 전주천서로 일대는 명절을 맞아 일시적으로 들어선 노점상으로 즐비하고, 도로 일부 구간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하지만 분주한 분위기와 달리 상인들의 낯빛은 밝지 않았다.

이전 명절과 비교하면 딱히 활기가 넘친다고 볼 수 없는 데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등 기상여건 악화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른 물가에 겨우 차례상에 오를 제수용품만 구매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오곡백과가 넘쳐나는 풍성한 한가위의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매곡청과 주인은 “올여름 폭염으로 사과나 배가 제대로 여물지 않은 데다 출하량도 줄다 보니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전 같으면 몇 박스씩 구매하던 단골들도 차례상에 오를 것만 사고 있다”며 “무엇보다 선물용 세트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선물용 사과, 배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일이 많아 물량 확보에 분주했던 예년과 달리 최근 몇 년간은 판매 부진으로 되레 한숨만 내 쉬고 있는 것.

 이어, 55번 생선집도 전의 주재료인 동태포는 그나마 많이 팔리고 있지만 선물용 굴비 등의 주문·판매는 부진하다면서 고개를 내 저었다.

콩나물과 버섯을 파는 노고단 식품과 버섯전문점 상인들은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북적이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명절이나 되니까 이 정도로 사람이 있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하면서도 “명절 대목은 이제 옛말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며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천변이나 매곡교 일대는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시장 안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상황.

청과물이나 수산물 상점과 달리 잡곡이나 잡화점 등은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로, 찾는 사람들이 없다 보니 일부 상인은 손을 놓은 채 우두커니 앉아 애꿎은 텔레비전 리모컨만 누르고 있었다.

깨배기·남양주단 주인들은 “명절이면 손자·손녀에게 입힌다며 사가던 한복도 안 팔린 지 오래다”며 “언제쯤이면 시장에 활기가 넘칠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해마다 차례상 준비를 전통시장에서 하고 있다는 주부 하정옥(전주시 평화동) 씨는 “일부러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을 찾기는 한 데 명절을 앞둬서 그런지 물가가 더욱 오른 것 같다.

올해는 차례상에 오를 것만 사야 할 것 같다”며 “예전 같이 북적이지 않으니 장 볼 맛도 안 난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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