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정부 적극성 하락
매출 크게 도움 안돼 소극적
참여기업 줄고 소비자 외면
국내사정에 맞는 대책 필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이름값 못하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소비 진작을 통해 내수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행사 규모 및 참여 기업이 줄면서 살만한 것이 없는, 그야말로 ‘속 빈 강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유통가에서도 정부의 적극성이 떨어지는 데다 매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음에 따라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모양새다.

30일 도내 유통업체에 따르면 올해로 3회를 맞이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이하 코세페)’는 지난 28일 시작해 오는 7일까지 펼쳐진다.

이번 코세페에는 350여 개의 기업이 참여, 최대 80% 대표 할인 상품과 함께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는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마련한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를 정례화한 것으로, 대규모 세일행사를 통해 내수 활성화에 기여함은 물론 나아가 쇼핑·관광·문화·축제 등 전 영역에 걸친 대한민국 대표적인 쇼핑관광축제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추진됐다.

 하지만 코세페가 시작되는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주점과 롯데마트 전주점, 이마트 전주점 등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일대의 분위기를 살펴보니 소비자들은 물론 유통업체들도 대체로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 이런 반응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와 달리 정부 주도형으로 이뤄진 데다 우리나라 유통 구조상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없었던 만큼 도입 초기부터 보여 왔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 가을정기 세일 기간과 항상 겹치면서 실효성은 물론 정체성 논란까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는 특히, 코세페 관련 예산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한홍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의 67% 수준에 불과하면서 냉랭한 분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눈치를 보며 참여했던 기업들 역시 하나둘씩 빠져나가고 있으며, 참여 기업들의 소극적인 홍보마케팅 역시 코세페를 속 빈 강정으로 만들고 있다.

실제 올해 참여 기업은 지난해보다 100여 곳이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코세페가 아닌 일반 백화점 가을 정기세일이라고만 생각, 아울렛에 가는 것이 더 살 것이 많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일부는 아예 코세페가 무슨 행사인지조차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주말 롯데백화점 전주점에서 만난 주부 임숙자 씨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처럼 뭐 살 게 있어야 사지 않겠느냐”며 “특별히 저렴하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품목이 많은 것도 아니고, 별 관심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코세페의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운영 주체를 민간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유통구조에 맞는 쇼핑축제로 탈바꿈, 소비심리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도입 첫해에는 정부에서도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제조업체도 많이 참여해 반짝 효과가 있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경기가 어려운 탓도 있지만 우리나라 유통구조와는 맞지 않는 만큼 이를 더욱 외면하는 것 같다. 정부에서 하니까 참여할 뿐 이에 크게 신경 쓰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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