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남양유업 잇따라
올라··· 제과-제빵-커피 등
원재료 쓰여 제품가격 인상
소비자 외면 받을까 '부담'

일곱 살과 세 살배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손모(35·전주시 효자동) 씨는 우유 가격 인상 소식에 한숨부터 내 쉬었다.

우유 가격 인상도 인상이지만 이를 시작으로 아이스크림, 빵 등의 가격 또한 들썩일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려서 우유는 물론 유제품이나 과자류 구매가 많다 보니 우윳값 인상 소식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손 씨는 “오죽했으면 ‘밀크 인플레이션’이라는 말도 있겠느냐. 관련 제품들은 또 얼마나 오를지 벌써부터 걱정이다”고 말했다.

전주시 효자동에서 15평 남짓한 커피숍을 운영하는 정모(39) 씨도 한숨을 쉬기는 마찬가지다.

정 씨는 “아직 납품받는 우유 가격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우유 가격 인상이 본격화된 만큼 조만간 오르지 않겠느냐”며 “카페라테의 경우 약 200mL 정도가 들어가기 때문에 한 달이면 우유 사용량이 꽤 된다. 그렇다고 바로 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안 올릴 수도 없고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우유에 이어 남양유업과 일부 대형마트가 우유제품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관련 물가 인상 도미노 현상과 소비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우유는 제과, 제빵, 커피 등의 원재료이자 기본 식재료인 만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24일 우유 가격 인상에 대한 도내 유통업계와 제과점, 커피숍 등 소상공인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소비자들은 대체로 우유 가격 인상보다는 이를 시작으로 아이스크림, 제과, 제빵, 커피 가격 인상을 우려했다.

동네빵집이나 커피숍 등의 골목상권의 경우 제품 가격에 우유 가격 인상분을 적용 시 소비 위축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대부분 인근 주민이 단골로, 100원에 민감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 하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경우 떠안아야 할 부담이 커지는 만큼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동네 슈퍼의 경우 대형마트와 유통 구조가 달라 우유 제조사에서 가격 인상분을 고스란히 소매가격에 적용하지만 대형마트는 그렇지 않기에 우유 가격 판매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질 것을 우려했다.

금암동 L마트 주인은 “몇 년 전 우유가격이 일제히 인상될 때 대형마트에서 제조사의 인상분보다 소매가격을 덜 올린 적이 있다. 그 뒤로는 우유가격의 차이가 더 벌어졌다”며 “이번에도 그런다면 동네마트는 비싸다는 인식이 더 확산,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가격 인상이 불러오는 여파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고 말했다.

 한편, 우유 제조사인 남양유업이 지난 16일부터 순차적으로 우유제품 가격을 평균 4.5% 인상키로 했다.

지난 8월 서울우유가 평균 3.6% 올린 것보다 증가폭이 더 큰 것.

이에 남양유업 대표 우유제품인 ‘맛있는 우유 GT’의 경우 200mL가 33원, 500mL는 50원 인상, 1L는 용량을 100mL 줄이기로 해 사실상 10% 인상 효과를 냈다.

이어, 매일우유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마트를 제외한 롯데마트, 홈플러스 역시 PB 우유제품의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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