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국악원 창극단 6~7일
기획공연··· 조통달 명창 필두
배옥진-박추우-김세미 등
26명 전통판소리 기량 선봬

창작과 퓨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요즘, 정통 판소리 한바탕 무대가 펼쳐진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은 ‘야(夜) 한밤의 소리열전, 화룡점정(畵龍點睛)’ 기획공연을 6일과 7일 오후7시 전주 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연다.

최근 여러 곳에서 올려지고 있는 국악공연들은 대부분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음악과 퓨전음악으로 오직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무대는 쉽사리 눈에 띠지 않았다.

이에 창극단은 연극적 요소 등 모든 것을 제외한 채 오직 전통 소리로만 무대를 꾸려 판소리의 정수를 선보인다.

  무대에는 국악원 창극단장인 조통달 명창을 필두로 대한민국 대표 소리꾼 26명이 15분씩 올라 자신이 가진 소리 기량을 마음껏 풀어낸다.

특히 국악원 설립 최초로 전 단원이 출연해 눈대목을 열창하며 하루 3시간, 총 6시간에 걸친 소리의 향연은 정통 판소리의 올곧은 정신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기회다.

첫째 날 공연은 조통달, 배옥진, 박추우, 박수현, 이충헌, 김정훈, 김성렬, 유재준, 이세헌, 박영순, 최삼순, 장문희, 김세미 명창이 자기만의 소리 색깔을 표현하고 둘째 날은 최경희, 박현영, 고승조, 박건, 천희심, 차복순, 고양곤, 김광오, 최현주, 문영주, 김춘숙, 김도현, 이연정 명창이 우리 소리를 신명 나게 풀어낸다.

소리의 결이 남다른 명창들과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 낼 고수에는 김청만, 조용복, 박종호, 조용안(관현악단장) 등이 함께한다.

여기에 교육학예실 조세훈 실장이 판소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친근한 해설을 덧대 보다 친숙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첫 날, 첫 무대는 관록의 소리꾼 창극단장 조통달 명창이 꾸민다.

명창의 소리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박초월 선생 미산제 수궁가를 특유의 시원한 목청과 강인한 힘으로 들려준다.

용왕과 토끼가 삶과 죽음을 앞두고 엎치락뒤치락 뒤집기 하는 ‘토끼 배 가르는 대목’을 열창하며 무대에는 조용안 관현악단장이 고수로 참여해 장단을 맞춘다.

지난 10월, 송만갑 판소리 고수대회에서 명창부 대상을 수상한 배옥진 명창이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다.

이날 들려줄 심청가 중 ‘주과포혜’는 진양조와 중모리 장단의 구성이 편안함과 긴장감을 주며 계면조의 극치를 경험케 한다.

이외에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명창부에서 심사위원 전원 만점을 받으며 대통령상을 수상한 장문희 춘향가 중에서 ‘초경이경’을 부른다.

어사가 된 이몽룡이 거지꼴을 하고 월매와 향단이를 앞세워 옥중에 있는 춘향이를 만나는 대목으로 탄탄한 공력을 지닌 명창이 춘향가의 진수를 전달한다.

첫 날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김세미 명창은 춘향가 중에서 ‘동헌경사’를 들려준다.

춘향가의 마지막 대목인 ‘동헌경사’는 어사가 된 낭군 품에 안겨 아련한 소리를 내뿜는 춘향의 절개와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재기 넘치는 명창들이 꾸미는 둘째 날의 첫 무대는 최경희 명창이다.

수궁가 중에서 박진감과 긴장감을 유지하며 소리를 이끌어야 하는 ‘약성가’를 들려준다.

최경희 명창은 다수의 무대경험으로 쌓아 온 자기만의 노하우로 공연을 이끌어 해학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도현 명창은 심청가 중에서 ‘배의 밤이’를 부른다.

심청의 효심과 우리 내면 깊숙이 존재하는 감동을 끌어내는 소리의 마력, 감칠맛 나는 발림을 통해 판소리의 깊이를 보여준다.

둘째 날 마지막 무대는 이연정 명창이 심청가 중에서 ‘눈뜨는 대목’을 표현한다.

이 대목은 심청가 전반에 흐르던 슬픔이 모두 걷히고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내용으로 전남 무형문화재 제29-2호 춘향가 이수자인 이연정 명창의 뛰어난 소리 기량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

국악원 조통달 창극단장은 “소리열전에 모든 창극 단원들이 연창 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더욱 기량을 갈고 닦아 정통 판소리를 이어가며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실력 있는 창극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석 무료로 관람 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6일까지 인터넷(http://kukakwon.jb.go.kr)을 통해 사전예매가 가능하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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