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대학생 등 노려 현혹
충동구매 유도해 반품 거부
지난해 156건 접수··· 매년↑
'의류-신발-가방피해' 최다

도내 A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 씨는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친구들과 시내에 나왔다가 황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몇 달 후면 대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들떠 있을 당시, 거리에서 화장품 판매사원의 말에 현혹이 돼 1세트당 60만원이나 하는 화장품을 덜컥 계약하고 만 것이다.

판매사원이 ‘대학생은 이런 것을 써야 한다, 실제 대학생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다’ 등 ‘대학생’을 강조하며 김 씨의 충동구매를 부추겼다.

하지만 부모님의 동의 없이 60만원이 되는 제품을 덜컥 계약한 데다 화장품을 개봉도 하지 않았기에 업체에 반품을 요청했다.

그런데 업체 측은 구매자 개인의 사정인 만큼 그럴 수는 없다면서 하루가 멀다고 김 씨에게 완납을 요구했다.

김 씨는 “당시에는 대학생들은 정말 이 제품을 다 사용하는 줄 알았다.

다행히도 소비자정보센터의 도움으로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정말 한 달여간은 마음고생을 톡톡히 했다”며 “그래서 그런지 그 뒤로는 거리에서 화장품이 아니더라도 다른 제품을 홍보·판매하는 분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고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덜컥 구매한 청소년도 문제지만 미성숙한 청소년을 부추기거나 속이는 상술도 근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날이 교묘해지는 상술로 피해를 입는 청소년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예비대학생 및 사회인을 기만한 상술 사례가 줄지 않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됨은 물론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청소년(19세 미만 미성년자) 소비자 피해·불만 건수는 지난해 156건으로, 2016년보다 104건이나 증가했다.

2015년에는 37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1월~11월9일) 역시 135건이 접수, 이 추세라면 지난해보다 피해·불만 건수가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생활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고 과시소비, 동조소비, 충동구매 등과 같은 청소년 시기의 소비경향을 교묘하게 이용한 상술로 인해 경제적·심리적 피해를 입는 일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예비 대학생 및 사회인만을 노리는 사례도 자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접수된 피해 건수(380건)를 구매 품목별로 살펴보면, ‘의류·신발·가방’이 34.7%(132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터넷교육서비스(31.3%), 어학·자격증교재 등 학습교재(12.9%), 이동전화(7.9%), 건강식품·다이어트(2.4)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청소년 소비자 피해·불만 건수가 급증, 사례도 나날이 다양해진 만큼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소비자정보센터는 시·군지부의 전문상담가와 함께 지난 16일 진안 용담중학교를 시작으로 다음 달 27일까지 도내 55개 중·고등학교를 방문해 현명한 청소년 소비자를 만들기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소비자정보센터 박선희 부장은 “나날이 상술이 교묘해져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며 “이에 청소년 소비자 예방 및 피해구제를 실시,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내 중·고등학교를 방문해 소비자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청소년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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