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물질 사염화규소 10L
누출돼 설비 가동 중단
4년간 6건 사고 발생해
"당국 재발방지 노력해야"

최근 들어 OCI 군산공장에서 인체에 해를 끼치는 잦은 가스누출 사고가 벌어져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불안감만 커져가고 있다.

21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4분께 군산시 소룡동 OCI 군산공장에서 유독물질인 사염화규소가 10ℓ가 누출돼 설비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사염화규소는 환경부 지정 사고대비물질로 피부에 닿으면 수포를 일으킬 수 있고, 흡입 시 메스꺼움과 두통 등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에 해당된다.

이번 가스 누출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사고 조사에 나선 소방당국과 새만금지방환경청 등은 배관 설비가 낡아 가스가 새어 나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사고가 그 동안 이 공장에서 수차례 반복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새만금환경청은 이처럼 반복되는 사고 원인으로 이 공장의 미온적인 시스템과 근로자 관리 문제를 제기했다.

노후한 시설을 주기적으로 교체한다지만 미세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고, 근로자들이 사고 대응 매뉴얼을 반복 숙달하지 않아 사고 때 대처가 미흡한 점도 지적했다.

새만금환경청 관계자는 "OCI 군산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다 보니 더 큰 사고위험과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도 상당한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 이 공장의 노후 시설 교체와 근로자 관리 문제에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OCI 측은 "가스누출을 감지하고 확산되지 않도록 곧바로 밸브를 차단하고 설비 가동을 중단조치 했다”면서 "앞으로 조만간 가스누출 사고 예방을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OCI 군산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사고는 지난 2015년부터 총 6건에 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에도 공장의 낡은 배관에서 질소가 유출돼 근로자 8명이 병원으로 이송하는 사고가 났다.

공장 안전점검에 투입된 근로자들이 배관교체 작업 도중 벌어진 사고로 밝혀졌다.

질소는 유독가스로 분류되지 않지만, 갑자기 많은 양을 흡입하면 쇼크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이 공장에서 가장 큰 사고는 2015년 6월 OCI 군산 폴리실리콘 2공장에서 원료물질인 사염화규소 62㎏가량이 누출돼 16명이 병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인근 농경지 일부 농작물도 갈색으로 변하는 등 상당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했다.

게다가 사고 후 공장이 자체 실시한 건강영향평가에서 주민 105명이 정신·건강상담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이 OCI 군산공장의 가스 누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인근 지역의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OCI 군산공장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이 공장에서 어떻게 설비를 관리 및 운영하기에 한 두번도 아니고 계속 반복해서 이러한 유독가스 누출사고 발생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자칫 앞으로 더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에 불안한 마음이 이만 저만 아니다. 앞으로 관계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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