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도전않겠다 김한회장 용퇴결정
3연임 무난 지배적··· 후속 인사 관심
임기만료 전북-광주은행장 행보 촉각

김한 JB금융그룹 회장이 조직의 혁신과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용퇴’를 결정했다.

3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임기를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 내년 3월 말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키로 한 것이다.

이로 인해 김 회장의 뒤를 이어 JB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수장으로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JB금융그룹에 따르면 김한 회장이 지난 30일 주요 임원들과 부서장들에게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연임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한 뒤 이사회에서도 이 같은 뜻을 명확히 했다.

이 같은 결정은 평소 JB금융그룹이 선례를 남겨야 하며 자리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는 김 회장의 소신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최근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감안, 즉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다양한 핀테크 기술들이 은행의 미래전략 핵심분야로 떠오른 만큼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JB금융그룹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

이에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절차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이번 용퇴 선언에 대해 내부 직원들은 적잖이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 회장의 그동안 행보와 실적을 감안한다면 3연임은 무난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으며, 내심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조금 더 김 회장이 회장직을 수행키를 바라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전북은행장에 취임한 후 이를 모태로 2013년 출범한 서남권 최초의 금융그룹을 출범시키며, 더커자산운용(현 JB자산운용), 광주은행,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현재 JB금융그룹을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PPCB 등 5개의 자회사를 둔 총자산 47조2천855억원(올 3분기 말 기준)의 중견 금융그룹으로 키운 일등공신이다.

특히, 지방 영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인 수도권 진출과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 수익을 극대화함은 물론 회장·행장 겸직 분리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김 회장의 용퇴 선언에 대해 그룹 및 전북은행 내부는 물론 지역 내에서도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지만 김 회장의 선언으로 차기 회장 선정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만큼 누가 뒤를 이어갈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에서는 김 회장이 JB금융그룹을 이끌면서 열악한 산업 기반,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침체된 전북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음은 물론, 지역의 자긍심을 높였던 만큼 과연 차기 회장 역시 이런 뜻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더 해지고 있는 상황.

뿐만 아니라 김 회장과 전북·광주은행장 모두 임기만료 시점이 같은 만큼 이번 용퇴 선언이 두 은행의 차기 은행장 선정에도 어떤 여파가 미칠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JB금융그룹 관계자는 “평소에도 선례를 남겨야겠다고 말해 온 데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으로 알고 있다. 급작스러운 만큼 차기 회장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야기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사회도 30일에 열리고 용퇴를 공식화 한만큼 절차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의 안정을 위해 빠르면 이달 내에 차기 회장이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일단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한 회장은 JB금융그룹의 최대 주주인 삼양그룹 김연수 창업자의 손자이자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장남이다.

2010년 전북은행장에 취임한 후 2013년 JB금융그룹 초대 회장직을 맡은 뒤 2016년 연임에 성공하며 현재까지 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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